대웅제약, “브포입센과 재협상 진행” 인정…판권만료 여부 확인은 ‘거부’
“10월 중으로 최종 결론 나온다”…조만간 물량 공급 관련 공지 예정
판권 연장 논의 최소 2~3달 전 시작 ‘의심의 눈초리’…근거는 ‘타나칸’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품절 논란을 겪고 있는 ‘스멕타’의 공급이 재개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매사인 대웅제약이 현재 스멕타 원개발사와 국내 판권 계약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이 사실을 일선 의료현장에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 여름철에 많이 처방되는 품목 특성상 환자는 물론, 의사와 약사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7일 메디코파마뉴스 취재 결과, 최근 대웅제약이 브포 입센(Beaufour Ipsen)과 지사제 ‘스멕타(성분명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의 국내 판권 계약 연장을 두고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스멕타 국내 판권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상태인지 여부를 묻는 본지 질의에 회사 측은 양사가 협상을 진행 중이란 이유로 명확한 답변을 거부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브포 입센 측과 판권의 계약 종료와 더불어 연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최종 결론은 10월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선 의료 현장에는 조만간 물량 공급과 관련해 공지를 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지만 스멕타 국내 판권 계약이 최소 2~3달 전에 만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스멕타와 같은 날(1990년 9월 24일) 국내 판권 계약이 체결된 혈액순환 및 뇌기능 개선제 ‘타나칸’이 올해 6월 계약 해지로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양사가 약 30여 년간 두 제품의 판권 계약을 무리없이 연장해 왔던 만큼 제품에 따라 계약 기간이 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8월 중순부터 스멕타의 물량 부족 현상이 본격화된 것도 판권 계약 종료에 힘이 실리는 이유로 꼽고 있다. 제품의 특성이나 분기별 판매량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최소 2~3달 치의 재고분은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 공교롭게도 스멕타 판권 계약 종료 추정 시점과 품절이 시작된 시기가 맞물린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웅제약 측이 스멕타를 두고 브포 입센과 언제부터 협상을 시작했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지만 만약 이러한 업계의 추정이 사실이라면 의·약사는 물론 환자들의 거센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사제인 스멕타의 판매액이 급증하는 시기가 여름철인데 판권 계약 종료 사실을 숨기고,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재협상을 지금까지 끌고 온 것이라면 처방과 조제를 담당하는 의·약사는 물론 약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입을 피해를 외면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멕타 품절 사태로 일선 현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대웅제약이 지난달 중순 원개발사 브포 입센의 원료공급에 차질이 생겨 품절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의료기관, 약국, 도매업체 등에 발송했지만 2주 가량이 지난 지금 이와 관련한 별도의 추가 공지를 하지 않고 있어서다.

스멕타 품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약국가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을 맞아 처방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조제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는 않은 상황이다.

현재 ‘디스벡현탁액(동구바이오제약)’, ‘슈멕톤현탁액(일양약품)’, ‘포타겔현탁액(대원제약)’, ‘다이톱현탁액(삼아제약)’, ‘디옥타현탁액(대웅바이오)’ 등 스멕타를 대신할 동일 성분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이들 제품 역시 물량 확보가 녹록지 않다. 스멕타의 시장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경쟁 제품의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다. 실제로 대부분의 약사 전용 의약품 온라인몰에서 이들 제품 역시 품절이거나 소량 주문만 가능하다.

서울지역의 A 약국장은 “스멕타 품절이 발생한 정확한 이유와 재개 시점을 알려줘야 이에 맞춰 대응책을 강구하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대웅제약의 일처리 방식은 현장의 어려움은 물론 환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혼란이 확대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회사의 공식 입장과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