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반려동물 전문기업과 협력…유산균·영양제 ‘승부수’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작년 김수경 대표 부임 후 반려묘시장 진출 '주목'
유한양행, 자체 브랜드 론칭 ‘초읽기’…“국내 시장 동향 검토중”

‘펫팸족(Pet+Family)’의 증가로 반려동물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관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약기업의 강점을 살려 유산균, 영양제 등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분야에 손을 뻗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선 것이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91만 가구가 반려견 598만 마리, 반려묘 258만 마리 등 반려동물 856만 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구 수 기준으로 2018년 대비 80만 가구가 증가한 수치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도 2012년 9,000억원에서 2015년 1조 8,000억원으로 두 배 성장했다. 올해는 그 규모가 6조 여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삼성, LG 등 대기업의 진출이 가시화 되자, 국내 제약기업들도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종근당바이오와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동물의약품 전문기업과 협력으로 반려동물 건기식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해 말 이글벳과 공동으로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인 ‘라비벳 유산균’을 출시했다. 종근당건강의 주력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인 ‘락토핏’의 주원료를 활용해 반려동물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 것.

라비벳은 이미 반려동물 유산균 시장이 10여종 이상의 제품이 출시돼 있는 만큼 후발주자로서 핸디캡을 안고 있으나 ‘종근당=유산균’이라는 인지도에 휴먼그레이드 등급 확보를 통해 나름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종근당 관계자는 “그동안 반려동물 의약외품 시장은 대부분 수입 브랜드가 대세를 이뤘다”며 “회사는 그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만큼 이를 활용해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앞으로 장 건강과 피부, 관절, 구강 등 건강기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시장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반려생활 브랜드 ‘후시펫’과 손 잡고 반려묘 시장에 진출했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의 본격적인 사업 영역 확대가 지난해 7월 취임한 김수경 대표이사 부임 후 이뤄졌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반려묘 사업 진출이 김 대표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반려동물용품 전문 브랜드 ‘쥬뗌펫(JUTTEMPET)’ 제품을 판매했다. 외부 아웃소싱으로 만든 제품을 약국과 다이소 등 일반 유통망을 통해 공급해 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 후시펫 닥터냥이 시리즈의 경우 보령컨슈머헬스케어에서 직접 기획부터 원료 선정, 생산까지 관여했다. 이 제품이 시장에 안착해 보령의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이번 사업에 나름 공을 들인 흔적도 보인다. 출시된 제품이 개와 고양이 공용 제품이 아닌 ‘고양이’ 전용 제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반려견 양육 가정의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반려묘를 기르는 집은 급증했는데 이에 따른 시장성을 고려해 ‘고양이’ 전용을 내세워 시장에 진출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 관계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영양제는 강아지, 고양이 겸용이거나 강아지 영양제다.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다”면서 “고양이 시장은 강아지 시장보다 매년 두 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양이의 건강관리를 해주고 싶은 애묘인에게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도 있다. 이미 반려동물 시장에서 영양제는 최근 1~2년 동안 출시된 제품수만 10여 개 이상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양이는 개와 달리 예민한 데다 입맛이 까다로워 기호성을 맞추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다른 제품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드물다.

앞서의 보령컨슈머헬스케어 관계자는 “영양제를 거부하는 반려묘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기호도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품질에 대한 믿음을 준다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보호자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한양행도 반려동물 시장 진출을 위해 자체 브랜드 론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유한양행은 일찌감치 동물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해외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 회사가 아직은 시장에 완전히 진출했다고 볼 수는 없는 이유인 것이다.

그런데도 유한양행이 사업 영역 확장을 노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회사의 AHC(Animal HealthCare, 동물헬스케어사업부) 실적이 매년 성장세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사업부가 올린 판매고는 2018년 156억원, 2019년 178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97억원까지 매출을 끌어 올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반려동물 시장 진출을 위해 자체 브랜드 론칭을 검토 중”이라며 “시장과 국내 소비자 동향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