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생존 DNA’…제약사, 자체 쇼핑몰 구축 ‘정면 돌파’
토탈헬스케어 지향 일동·HK이노엔·JW생건 등 진출 잇따라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제약업계가 앞 다퉈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자체 쇼핑몰을 구축하며 새로운 판로 확보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구매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병원, 약국 등 오프라인 영업에 의존하던 제약 유통시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컨슈머헬스케어 보령몰 ▲일동제약 일동몰 ▲한독 일상건강 ▲대웅제약 대웅제약몰 ▲동아제약 디몰 ▲JW생활건강 마이코드몰 ▲삼진제약 마켓온제이 ▲상아제약 상아팜 ▲HK inno.N 뉴틴몰 ▲휴온스네이처 트리뮨몰 등 최근 제약기업들의 온라인 쇼핑몰 구축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 9,468억원에서 지난해 4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11% 성장했다. 전문의약품을 포함한 의약품 시장이 약 2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은 의약품 시장의 20% 이상에 달한 셈이다.

올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개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소비패턴이 반영된 결과다. 제약업계가 너나 할 것 없이 최근 앞 다퉈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배경인 것.

여기에 온라인 구매와 같은 비대면 사회 현상도 더해지자 제약업계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시장분석업체 오픈서베이가 국내에 거주하는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 실시한 모바일 설문에 따르면, 47.9%의 응답자가 건기식을 가장 많이 구매한 채널로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을 꼽았다. 이어 해외직구(12.6%), 대형마트(8.1%), 약국(8.0%), TV홈쇼핑(6.3%) 순이었다.

이 같은 설문조사를 뒷받침하듯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37조 4,617억원에 달했다.

그동안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 제약기업들은 대부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의약품 유통 채널을 통한 보수적인 공급 방식만을 택해 왔다. 의료기관, 약국 등 오프라인 영업에만 의존했었다는 뜻이다.

그나마 일찌감치 온라인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던 일부 기업마저도 스마트스토어나 오픈마켓 등을 통한 판매가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제약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건기식 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가정용 의료기기까지 영토를 확장하면서 공급하는 품목 수를 늘리고 있다. 제품 공급의 효율성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데 이만한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자체 쇼핑몰을 구축한 제약사들은 회원 혜택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계절, 명절에 맞는 마케팅 구성으로 소비자들을 자사몰로 끌어 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제약사들의 변화된 행보를 소비자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서울 송파구에 사는 A씨는 “제약사 자사몰을 통해 구입한 제품은 왠지 유통경로가 투명할 것 같아 믿음이 간다”며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 않고도 다양한 제품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다는 점은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변화를 제약사들이 제대로 읽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소비자 B씨는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제품이 대부분 없었다. 특정 제품만 살 수 있던 한계로 인해 이용도가 낮았던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제약기업 자사몰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회사의 모든 상품을 살 수 있어 예전 보다 훨씬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특정 제품 구입을 위해 방문한 소비자가 다른 상품까지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잠재적인 매출 증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자사몰 운영에 들어간 제약사 한 관계자는 “제약기업이 의약품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건기식, 화장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품목을 온라인 시장에 내놓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매출 증대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제약기업 쇼핑몰의 최대 장점은 투명한 유통경로와 안전한 반품·환불 정책이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바꿔놓은 소비 패턴이 조만간 일상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자사몰에 진출하는 제약기업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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