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모나쉬 대학 연구팀, 35개국 7만여명 환자 자료 분석
임신 여성, 다발성 경화증 첫 증상 평균 3.3년 늦게 나타나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임신이 난치성 중추신경계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의 증상 발현을 상당 기간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 기능, 배뇨-배변 장애, 인지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현재 완치 방법은 없다.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의 4배이고 가임기 여성에게 빈발한다.

호주 모나쉬(Monash) 대학의 빌리야 요쿠바이티스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임신이 다발성 경화증의 증상 발현을 3년 이상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최근 보도했다.

호주, 체코에 있는 4개 다발성 경화증 클리닉 환자 3,600여 명을 포함, 총 35개국의 다발성 경화증 환자 7만여 명의 정보가 수록된 '다발성 경화증 데이터베이스'(MSBase)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신한 여성은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다발성 경화증의 첫 증상이 평균 3.3년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임신해서 만기 출산한 여성은 첫 증상 발현 시기가 평균 3.4년 늦었다.

이는 임신 또는 출산 경험과 다발성 경화증의 임상적 증상 발현 시기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임신이 어떻게 다발성 경화증 증상 발현을 지연시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임신이 여성의 DNA에 어떤 변화를 가져와 다발성 경화증을 일으키는 면역체계의 비정상 과잉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 새로운 사실은 호르몬 요법으로 증상 발현을 지연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이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출처=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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