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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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전기 자극을 줘서 뇌에 경련을 일으키는 '충격요법'인 전기경련요법(ECT: electroconvulsive therapy)이 표준 약물치료가 듣지 않는 조울증 환자에게 '구세주'(lifesaver)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울증은 기분이 상승한 상태인 조증(躁症)과 기분이 저조한 상태인 울증(鬱症)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그래서 공식 명칭이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다.

조울증 환자의 3분의 2는 기분 안정제와 향정신성 약물이 잘 듣지만, 나머지는 효과가 없다.

ECT는 한 때 조울증 환자 치료법으로 급속히 퍼져나갔으나 일부 치료과정에서 나타난 심각한 부작용설로 외면 받아왔다.

그런데 이탈리아 피사(Pisa) 대학 실험의학 전문의 질리오 브란카티 박사 연구팀이 2006~2019년 사이에 ECT 치료를 받은 조울증 환자 670명의 임상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환자의 72%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6일 보도했다.

분석결과 60%는 망상, 공격적 행동, 비협조성(uncooperativeness), 감정적 과민 (emotional hypersensitivity), 신체적 과잉행동(physical hyperactivity), 편집증(paranoia)이 사라졌다.

25%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증상이 완화됐다.

이는 조증과 울증이 뒤엉켜 발생하는 과흥분, 불안, 적대감, 의심 같은 극단적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 ECT가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1938년 이탈리아의 정신의학 전문의 루치오 비니 박사에 의해 개발된 ECT는 짧은 시간 뇌에 전기 경련을 일으키는 정신질환 치료법으로 일주일에 2~3번, 6~12회 시행됐으나 일부 환자 치료에서 골격근에 심각한 합병증(골절 등)이 나타나면서 점점 인기를 잃어갔다.

그러나 브란카티 박사는 “이는 초창기에 약물의 병행 투여 없이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이러한 합병증이 간혹 나타났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신마취와 함께 근육 이완제(muscle relaxant)가 투여되기 때문에 기존의 골절위험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ECT의 전기 자극 형태도 개선돼 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혼미(disorientation)와 기억 손실 위험도 크게 낮아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신경정신 약리학회(Europe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화상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출처=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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