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조아제약, 위탁제조생산 방식으로 시장 ‘출사표’
유효성분 차이없는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 ‘진입장벽’ 현실화
약국 호응 이끌어 낼 ‘공급가’ 책정, 연착륙 ‘핵심키’ 될 듯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일반의약품 경옥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몇 년새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후발주자들의 진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이 이 같은 흐름을 만들어낸 주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품 특성상 차별성을 부각하기 어렵고, 브랜드 인지도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후발주자들이 연착륙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최근 부광약품과 조아제약이 각각 ‘부광경옥고’와 ‘조아경옥고’를 출시하며 200억원대 국내 OTC 경옥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 제품이 시장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마케팅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는 않지만 곧 점유율 확보를 위한 양사의 행보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OTC 경옥고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업체는 단연 광동제약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 150억원의 매출로 약 70~8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뒤를 이어 한약제제에 강점이 있는 경방신약, 한풍제약, 원광제약, 경진제약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견제약사인 보령제약(경방신약), 일양약품(경방신약) 등도 위탁제조생산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이번에 제품을 선보인 부광약품(경방신약)과 조아제약(경진제약)도 같은 방식을 택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OTC 경옥고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품 수요 증가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국내 OTC 경옥고 시장이 후발주자들의 진입으로 한층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후발주자들이 안착하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이다. 제품 특성상 차별성을 부각하기 쉽지 않은 데다 브랜드 인지도가 소비자 구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중견제약사들의 경우 대부분 위탁제조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기 때문에 특화된 마케팅 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여기에 유일한 제품 유통 채널인 약국이 최근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도 후발주자들에게는 악재다.

실제로 시장 리딩 품목인 광동경옥고의 경우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전체적인 약국 판매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상당수 약국이 저마진 다판매 전략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후발주자들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제품 공급가를 무기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즉, 약사들이 최종 판매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장인 만큼 이들이 약국에 제품을 들여다 놓고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게 하려면 결국 낮은 공급가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란 얘기다.

서울 지역 한 약국장은 “경옥고가 고가 제품이다 보니 약국 입장에서는 제품 사입가가 차이가 크지 않다면 마진이 좀 적더라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제품력에 큰 차이가 없더라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권하기는 다소 부담이 있다”며 “후발 제품들이 약국과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기 위해서는 유명 브랜드와 원료, 용량 등이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전제하에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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