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쪽 눈의 시력이 다른 쪽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약시(弱視) 치료에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낮은 용량의 케타민(ketamine)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케타민은 프로포폴과 함께 수면마취제로 쓰이지만 낮은 단위의 마취하 용량(subanesthetic dosage)은 우울증 치료에도 쓰인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 메디컬센터의 쉬샹민 신경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저단위 케타민이 성인 시각피질의 가소성(visual cortical plasticity)을 재활성화시켜 성인의 약시에서 나타나는 시력 결함의 기능적 회복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저용량 케타민이 단백질 파르발부민을 억제하는 신경세포의 NRG1 유전자 발현을 하향 조절(down-regulate)함으로써 시각 피질에 대한 지속적인 억제 해제(disinhibition)를 가져와 시각 피질의 가소성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각 피질의 이러한 가소성 조절 메커니즘을 통해 케타민은 성인 약시를 기능적으로 회복시킨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케타민은 신경계가 내부 또는 외부의 요구에 반응해 구조를 바꾸는 이른바 신경 가소성(neural plasticity)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케타민이 어떤 방법으로 신경 가소성을 조절하는지 그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메커니즘을 연구팀이 밝혀낸 것이다.

케타민은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에 영향을 미치는 향정신성 약물로 주로 마취제로 쓰이지만, 저용량을 투여했을 때 지속적인 항우울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적지 않아 우울증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아이들의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약시는 '게으른 눈'(lazy eye)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그러나 이는 아동기에 나타나는 발달장애 때문에 한쪽 눈이 제대로 자극을 받지 못한 것뿐이다. 한쪽 눈에 정상적으로 나타나야 할 시력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두 눈으로부터 뇌에 입력된 정보가 서로 매치되지 않자 뇌는 한쪽 눈을 우선시하여 다른 쪽에서 입력된 정보를 무시하게 돼 짝짝이 눈이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결국 약시는 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눈과 뇌의 연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출처=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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