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우려 등 병원 방문 꺼리면서 ETC 감기약 처방 ‘급감’
독감 예방접종·위생 관리 등으로 3분기 실적도 ‘먹구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코로나19 장기화로 감기약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감기약 전문의약품(ETC) 처방은 급감한 반면, 일반의약품(OTC) 감기약 수요는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체된 일반 감기약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띤 반면, 전문의약품 처방은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주요 제품의 원외처방액 실적에서도 이 같은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의약품 처방 데이터인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상반기 감기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기침약, 진해거담제의 처방액은 1,639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8.2% 감소한 1,2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분기 처방액은 4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1% 줄어들었다.

국내 기침감기약과 이비인후과 처방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원제약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22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79억원에 그쳤다. 더욱이 2분기 처방액은 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안국약품과 유한양행도 마찬가지다. 이들 회사 역시 대원제약과 마찬가지로 1분기에는 선방했으나 2분기 처방액이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2분기의 저조한 성적이 상반기 실적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대원제약의 코대원 포르테는 지난해 상반기 12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는 109억원에 그쳤다.

안국약품의 시네츄라도 이 기간 동안에 처방액이 173억원에서 131억원으로 24.2% 감소했으며, 유한양행의 코푸와 코푸시럽의 경우 116억원에서 108억원으로 7.1% 줄었다.

이처럼 전문 감기약 시장도 코로나19의 직격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나타난 감소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된 데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감기 환자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한다는 트윈데믹 우려로 예방접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예년 수준의 매출이 돌아오기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속 방역이 이뤄지는 데다 예방접종 수요 증가 등으로 감기 환자는 급감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은 물론 하반기에도 환자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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