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코로나19 영향으로 전문약·일반약·건기식 수요↑
전년比 성분별 주요 제품 매출 증가세…후발주자 시장 진입도
치료제 시장 확대 및 천연물 기반 건기식 영향력 확대 전망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불면증 치료제 및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중장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등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젊은층 환자까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전체 시장 규모가 큰 상황은 아니지만 잠재적 수요가 분명한 만큼 향후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 장애 문제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8년 60만명에서 지난해 64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38만명을 넘어서며 70만명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처럼 환자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불면증 치료제가 서서히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불면증 치료에 처방하는 전문의약품 매출이 최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의하면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는 향정신성 약물(졸피뎀) ‘스틸녹스(한독)’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37억1,0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40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뒤를 잇는 ‘졸피드(한미약품)’도 23억7,000만원에서 25억3,0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비향정신성 대표 품목인 ‘사일레노(독세핀/HK이노엔)’와 ‘서카딘(멜라토닌/건일제약)’ 역시 처방액이 늘었다. 사일레노는 지난해 1~2분기 14억5,000만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같은 기간 17억2,000만원으로 18.6% 증가했다. 작년 65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서카딘도 올해 상반기 양호한 처방 실적을 기록, 연매출 7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멜라토닌 성분 치료제의 경우 올해 후발주자들이 대거 시장에 뛰어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체내 생성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여타 성분의 치료제보다 의존, 내성 등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수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국내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미국의 경우 국내에서 전문약으로 묶여 있는 멜라토닌 성분을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만 하면 얼마든지 멜라토닌 성분의 건기식을 해외직구로 구입할 수 있다. 비급여 전문약으로 묶여 있는 서카딘을 비롯한 후발 제네릭이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편 20~25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수면유도제 시장도 전문약 못지않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일선 약국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기존 구매 환자뿐만 아니라 신규 환자 진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대표 품목으로는 디펜히드라민 성분인 ‘쿨드림(GC녹십자)’, ‘슬리펠(한미약품)’, ‘단자민(고려제약)’, ‘제로민(한솔신약)’, 독시라민 성분의 ‘아론(알리코제약)’, ‘자미슬(태극제약)’, 생약제제인 ‘레돌민(광동제약)’ 등이 꼽힌다.

서울지역 한 약국장은 “기존에 정기적으로 제품을 사가는 환자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 영향 때문인지 신규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수면유도제의 경우 수면제보다 중추신경을 과도하게 억제하지 않아 습관적으로 또는 남용할 가능성이 적어 초기 치료에 적합하다”면서 “최근 코로나블루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불면증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만큼 수면유도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면에 도움을 주는 건기식도 최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감태추출물, 미강(쌀겨)주정추출물 등 천연물 기반의 제품이 빠르게 볼륨을 키워나가고 있다.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데다 불면증이 아니더라도 최근 ‘수면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령화시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불면증 치료제와 건기식 수요가 급증했다”며 “그동안 관련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었던 터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불면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데다 수면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전체 시장 파이 확대는 물론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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