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제, 치매·고혈압·위장약 순…복합제, 고혈압·당뇨·위장약
단일제 중 프레가발린 성분 통증치료제, 최다 허가 받아
유효성 논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도 잇따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지난해 초 약가인하 개편이 예고되자 제약사들은 앞다퉈 제네릭의약품 품목 허가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품목을 허가 받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다면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허가 받은 성분은 뭘까.

메디코파마가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4,193건의 전문의약품이 허가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단일제는 치매치료제가, 복합제는 고혈압약이 최다 허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를 포함한 치매치료제가 198품목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고혈압 192품목, 위장약 170품목, 정신계 140품목, 이상지질혈증 120개, 당뇨 105개 순이었다.

복합제는 고혈압제제가 362품목으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당뇨 132품목, 위장약 62품목, 이상지질혈증 51품목, 통증 45품목 순으로 허가받았다.

단일제와 복합제 모두 고혈압·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제제와 위장약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다.

단일 성분으로는 ‘프레가발린’제제가 93건으로 가장 많이 허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가발린제제는 뇌의 과도한 흥분작용을 억제하고 신경성 통증을 완화시키며, 오리지널은 화이자의 ‘리리카’이다.

2017년 8월 특허 종료 후 2017년부터 2018년까지 70개 품목을 허가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유한양행의 유한프레가발린서방정을 시작으로 다수의 제약사에서 정제와 25mg, 50mg 저용량, 서방정까지 다양한 제품으로 총 93품목을 허가받았다.

다양한 제품을 앞세운 프레가발린제제는 올해 상반기에만 원외처방액 1,513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급여 축소와 임상 재평가에 맞닥트린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도 지난해 81건의 품목허가를 승인 받으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은 대다수 국가에서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급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의 적응증을 보유한 이 제제는 인구 고령화와 치매 인구 증가에 따라 제약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에 진출했고, 그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총 3,525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 제제에 대한 급여 축소와 임상 재평가를 단행한 만큼 앞으로 이 제제의 품목 허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일제 중 눈에 띄는 점은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계 질환 치료제의 허가건수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수 년 동안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의약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한 해 동안 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제제만 41품목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루옥세틴염산염, 둘록세틴염산염이 뒤를 이었다.

조현병 치료제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8년 말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진료의사를 피습하면서 조현병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최근에도 조현병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 질환에 대한 치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50여 품목 이상이 출시됐다.

이 중에서도 ‘쿠에티아핀푸마르산염(Quetiapine Fumarate)’ ‘리스페리돈(Risperidone)’ ‘레보설피리드(Levosulpiride)’ 성분이 시장에서의 경쟁이 가장 활발한 상황이다.

한편, 복합제의 경우 만성질환 품목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치료제인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염산염’제제가 80건으로 지난해 최다 허가를 기록한 것.

이 제제의 오리지널은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리젠타듀오’로 약 6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트리젠타듀오의 특허 만료가 2024년이라는 점이다. 즉, 지금 제네릭의약품을 출시하더라도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2024년 이후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80건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약가제도 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공동생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제약사들이 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먼저 제품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에는 또, 베링거인겔하임의 ARB+CCB 복합제 트윈스타(텔미사르탄/암로디핀베실산염)에 도전하는 제네릭 출시도 잇따랐다. 2016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100개 이상의 제네릭이 허가를 받으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 한 해에만 60개의 제네릭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복합제 출시 러시는 만성질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트라마돌염산염/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허가건수가 45건에 달했다. 이 성분의 오리지널은 한국얀센의 ‘울트라셋’이다.

지난 2016년 16개 품목, 2017년 10개 품목, 2018년 7개 품목이 허가를 받은 데 비하면 지난 한 해 동안 출시된 제품이 3년치를 뛰어넘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제제의 높은 성장가능성과 약가제도 개편안이 맞물리면서 허가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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