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불경기 장기화…결원 발생 후 인력 충원 ‘깜깜 무소식’
늘어나는 ‘빈책상’에 급증하는 업무량…“친목도모 늘리자”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제약사 직원들 사이에서 최근 ‘동료애’가 부쩍 돈독해진 모양새다. 일부 기업이 이직으로 발생한 공석을 다시 채워주지 않자, 퇴사자를 막기 위한 동료들의 몸부림이 거세지고 있다는 뜻이다. 일부 기업에서는‘영구결번’을 막기 위해 팀원 간 회식 등 친목도모 자리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제약기업들이 임직원의 결원 후에도 인력 충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처럼 인력 충원이 적다 보니 결국 남아있는 직원들이 퇴사자의 몫을 나눠서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직원 1인당 업무량도 2~3배 이상 급증했다는 전언이다.

국내 A제약사에 근무 중인 한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회사가 어려워지자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을 언제 빼들지 그 시점만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단지 외부에서 보는 눈이 많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것 뿐이었다”며 “이번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일부 회사들은 기회를 잡은 것처럼 보인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본지가 1,000억원 이상의 제약바이오기업 28곳에 대한 올 상반기 임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9곳(32.14%)의 직원수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원에 따른 인력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기업에서는 함께 일하던 직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최근 친목도모 자리를 늘리는 등 웃지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퇴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동료는 적극적으로 설득해 회사에 잔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

이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마케팅 강화로 인해 영업 인력을 감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약업계는 기존 ‘대면’ 중심의 영업환경에서 ‘비대면’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영업 인력 감축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의·약사 회원을 관리하는 것 모두 영업 인력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력 감축 보다는 오히려 증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 인력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영업 환경 변화로 인해 콘텐츠 제작 및 회원 관리 등 오히려 업무가 더 늘어난 상황”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증원을 하면 모를까 인력 감축은 현실상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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