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코로나19 백신 수혜는 결국 CMO기업 일부만…
역량 갖춘 기업은 소수…삼바·녹십자·SK케미칼·에스티팜 정도
기술이전 및 추가 투자 필요성도…관건은 ‘생산 케파’ 여력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최근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로 묶인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정작 기업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배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비이성적 기대감이 모든 투자 리스크를 집어삼키는 형국이다. 그러나 관련주로 묶인 개별 기업들의 사업 역량은 시장의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는 만큼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는 결국 몇몇 소수기업에 한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시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실제로 심각한 안전성 이슈가 불거지지 않는 한 물량을 선점한 주요 국가의 규제기관이 연내 허가를 내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의 연구·개발이 9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다음 단계인 대량생산과 유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백신 수요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국민인데 개발사가 이를 자체적으로 생산·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이자는 내년에 13억 도즈, 모더나는 5~10억 도즈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기업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백신 생산시설 및 유통·공급망 등의 역량이 떨어지거나 공식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데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기대치가 해당 기업의 실질적 사업 역량을 압도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화이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수혜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업계에서는 CMO(Contract Manufactruing Organization) 사업 역량을 갖춘 몇몇 기업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바이넥스 등의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이달 들어서만(11.2~20)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69만8,000원→79만9,000원)는 14.5%, GC녹십자(30만1,500원→38만2,000원) 26.7%, SK케미칼(34만7,500원→44만2,000원) 27.2%, 바이넥스(2만6,650원→2만9600원) 11.0%, 에스티팜(6만2,400원→7만1,800원)은 15.1%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코로나19 백신 수혜 가능성을 현실화 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과 8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GC녹십자는 지난 10월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기존 백신과 달리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mRNA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위탁생산을 위해서는 기술이전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발사 입장에서는 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생산 계획을 짤 가능성이 높다는 것.

즉 관련 기술과 대규모 생산시설을 함께 보유한 일부 국내·외 업체만이 제한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 대규모 백신 위탁생산 역량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며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mRNA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시설 투자와 기술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대규모 CMO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기존에 체결된 계약 물량 외에 추가로 수주한 백신 물량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가용 케파가 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시장의 기대와 달리 실질적인 파트너십 체결 소식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요가 워낙 많은 데다 cGMP급 생산시설은 한정돼 있는 만큼 일부 기업이 국내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생산거점 역할을 한정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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