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신뢰 ‘추락’…“이미 24억 도즈 팔렸는데”
임상 3상 진입한 얀센·노바백스 ‘등장’…내년초 결과 발표 '주목'
기존 콜드체인 활용도 가능…‘대량 생산’ 가능한 백신 플랫폼

코로나19 백신 개발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만들고 있던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최근 의구심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임상 속도전에 뒤쳐져 있던 얀센과 노바백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AZD1222’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외 유력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위원 등이 최근 발표된 이 회사의 임상 3상 중간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ZD1222의 신뢰성에 흠집이 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초 임상 계획과 달리 실수로 생겨난 저용량 투여군에서 면역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이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 투여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얼마나 나왔는지 공개하지 않은 점과 저용량 투여군 모두 55세 이하였던 것을 뒤늦게 시인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영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다르게 설계된 임상 결과를 종합해 면역 효과 수치를 발표한 것이 드러나며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일각에서 AZD1222의 긴급사용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만약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전 세계적으로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선구매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국에서 구매한 백신 수량이 총 68억회 분인데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36%(24억2,520만회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AZD1222 시판에 변수가 생길 경우,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순조롭게 추진 중인 곳은 사실상 화이자와 모더나뿐이다. 그러나 이들 백신은 mRNA 기반이라 생산·운송·보관에 제약이 있어 광범위하게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AZD1222처럼 기존 콜드체인 시스템 하에서 보급이 용이한 또 다른 백신 후보군에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임상 진행 속도가 다소 늦은 후발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중 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백신은 얀센(존슨앤존슨 자회사)의 ‘Ad26.COV2.S’와 노바백스의 ‘NVX-CoV2373’이다. 임상 결과 발표는 각각 올해 말과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기존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보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영상 2~8도에서 장기 보관도 가능하다. 또 mRNA 기반의 화이자(19.5$) 모더나(32~37$) 백신보다 가격 역시 저렴하다. 실제로 얀센의 Ad26.COV2.S와 노바백스의 ‘NVX-CoV2373’의 가격은 각각 10달러, 16달러 수준이다.

특히 얀센 Ad26.COV2.S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여타 백신이 대부분 2회 접종하는 것과 달리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긴급사용승인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백신 중 아스트라제네카 AZD1222 다음으로 가격이 저렴한 데다 용법상의 이점도 있는 만큼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가치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AZD1222에 대한 추가적인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결과가 언제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최근 발표된 임상 데이터만으로는 각국 규제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운송·보관이 용이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는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얀센과 노바백스 백신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수요분을 상당 부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중국기업인 시노백, 시노팜, 칸시노도 현재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만 확보된다면 각국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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