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업들, “코로나19 영향 없어”…원자재 상승 따른 ‘불가피한’ 조치
수년간 가격 동결…“아로나민 골드 9년 만, 인사돌 2000년대 들어 처음”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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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반의약품 주요 품목의 공급가가 줄줄이 인상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수년간 지속된 가격 동결에 원자재 상승에 따른 조치일 뿐 코로나19 영향과는 관계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국제약과 일동제약은 일반의약품 주요 품목의 공급가를 인상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종합비타민 ‘아로나민 골드’의 공급가를 평균 7.3% 인상했다. 아로나민골드 100정(PTP)은 8.7%, 300정(PTP) 6.4%, 120정(포) 6.7% 올렸다. 지난 2012년 이후 9년 만이다.

일동제약은 추후 순차적으로 아로나민 시리즈의 공급가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국제약도 지난 8월 ‘인사돌’과 ‘인사돌 플러스’의 공급가를 약 10% 올렸다. 인사돌은 2000년대 들어 처음, 인사돌 플러스는 2014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여기에 더해 내년 1월 4일부터 갱년기 치료제 ‘훼라민큐’의 공급가도 10% 인상될 예정이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간판 품목에 대해 줄줄이 가격 올리기에 들어가자 일각에서는 그 시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들이 당초 연초부터 인상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이를 미뤄오다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자 하반기에 가격을 올린 것 아니냐는 예측에서다.

실제로 일반의약품 공급가 인상은 보통 연초에 이뤄진다. 새해가 되면 물가가 변동되는 만큼 여기에 맞춰 가격을 인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연초에 계획했던 가격 인상을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연기를 결정했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하지만 감염병의 확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면서 더는 버틸 수 없던 제약사들이 어쩔 수 없이 하반기에 가격 인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을 인상한 제약사들은 원자재료 인상과 물가 상승에 따라 가격을 인상했을 뿐 코로나19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원자재를 포함한 물가 상승과 제조, 유통 비용 증가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아로나민 골드는 9년 만에 공급가가 오른 것이다”며 “내부적으로도 수년째 가격 인상을 고려했으나 시장 상황과 소비자 부담을 우려해 미뤄왔다. 그동안 쌓인 원자재료가와 물가 상승에 따라 인상했을 뿐 코로나19와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로나민 골드 제품이 익숙하고 유명한 브랜드다보니 더 부각되는 것 같다”며 “다른 제품 가격 인상은 따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나머지 아로나민 시리즈도 순차적으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인사돌 플러스는 2014년 출시 이후, 인사돌은 2000년대 들어 처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최소 6년 만에 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소비자와 약국에 부담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불가피하게 시기가 맞아떨어졌을 뿐 회사로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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