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코로나로 ‘관심 집중’…언론대응·위기관리 ‘강화’
GC녹십자 장평주 전무·광동제약 박상영 전무 부사장 승진
2016년 이후 맥 끊긴 ‘임원 타이틀’, 명맥 다시 이어가나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16년 이후 맥이 끊겼던 홍보맨의 임원 승진이 다시 부활했다. 녹십자홀딩스의 장평주 전무와 광동제약의 방상영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최근 승진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대외 협력과 위기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GC(녹십자홀딩스)는 최근 장평주(59) 전무를 GC녹십자그룹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발령 일자는 내년 1월 1일이다.

제약업계에서 홍보 담당 임원이 부사장급에 오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지난 2018년 정년 퇴임한 정수현 녹십자홀딩스 부사장 이후 그룹 내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다.

광동제약도 지난 14일 CR실 박상영 전무를 부사장 자리에 앉혔다. 박상영 신임 부사장은 서울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수도약품 부사장, 우리들씨앤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11년 광동제약 상무이사로 영입됐으며, 2015년 전무이사를 거쳐 6년 만에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주목할 점은 한동안 좁아졌던 홍보맨의 입지가 최근 나란히 고위급 임원 자리에 오른 인물들을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2015년 벌어진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위기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일이었다.

제약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잇따라 불거진 불법 리베이트 사건과 기업간 소송전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업계 이미지가 실추되자 홍보팀의 존재감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이번 홍보맨의 임원 승진은 2016년 이후 4년여 만에 일이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는 다수의 제약사에서 홍보맨들의 임원 승진 소식이 있었다.

2016년에만 녹십자홀딩스 장평주 전무와 보령제약 이준희 상무, 삼진제약 최지현 이사, 종근당 배대길 상무, 한미약품 박찬하 이사가 승진 리스트에 올랐던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후 2017년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제약 대표이사로 홍보맨인 최호진 상무를 발탁했다. 이후 제약업계에서 홍보맨의 임원 승진 소식은 끊겼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제약·바이오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새로운 인사 트렌드에 그대로 반영됐다.

녹십자와 광동제약의 인사 역시 이 같은 점을 반영해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홍보맨들은 기본적으로 위기관리에 강하다. 최근 업계를 주시하고 있는 시선이 많은 만큼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커졌다”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 최대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홍보맨을 사장급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제약·바이오산업을 주시하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업계의 대관통들은 정책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데 꼭 필요한 존재인 만큼 이 같은 점을 반영해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기업 내 홍보팀의 위상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홍보팀은 잘해야 본전인 부서였다. 열심히 일해도 티 나지 않는 부서 중 하나가 홍보팀이었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사장단에 홍보맨이 포함되면서 회사 내에서의 홍보팀의 입지도 좀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홍보맨들은 위기관리에 신속하게 대응해 회사 성장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이번 인사를 계기로 기업 내 홍보팀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홍보맨들이 가진 개개인의 능력이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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