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타·펙수프라잔 임상 3상 ‘진입’…2022~2025년 현지 출시 전망
중국, 글로벌 매출 확대 핵심시장…경쟁품목 소수에 성장 잠재력도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웅제약의 중국 시장 공략 행보가 뚜렷해 지고 있다. 회사의 미래로 평가받는 핵심 캐시카우들이 현지에서 상용화 스텝을 차곡차곡 밟아가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임상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3~5년 내로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대웅제약의 글로벌 매출 확대에 중국 시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최근 대웅제약이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신청 3개월 만에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처럼 일사천리로 임상 승인이 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평가다. NMPA가 지난 2018년 7월 ‘의약품의 해외 임상시험 데이터 인정 관련 기술지도 원칙’을 발표하며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실시한 임상 데이터도 인정하기 시작했는데 대웅제약이 이를 효과적으로 잘 활용했다는 것.

실제로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 1·2상 데이터를 특별한 보완 요청 없이 모두 인정받아 곧바로 임상 3상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30명 규모의 가교 임상(1상)을 진행하고 내년까지 임상 3상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에서 임상 완료 후 시판허가신청(NDA)을 하면 통상 1~2년의 승인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2024년~2025년 현지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만약 펙수프라잔이 순조롭게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대웅제약의 글로벌 매출 확대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도 그럴 것이 P-CAB 제제가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PPI 제제보다 치료 효과가 뛰어난 데다 경쟁 약물도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P-CAB 제제를 보유한 곳은 다케다제약(다케캡), HK이노엔(케이캡), 대웅제약(펙수프라잔) 단 3곳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국 시장 진출에 한 발 앞서 있는 케이캡(임상 3상 완료)과 펙수프라잔의 중국 시판이 현실화되면 3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에서 출시 1년만에 처방액 600억원을 넘어선 케이캡과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다케캡이 일본 시장에서 3년만에 5,500억원대의 누적 매출을 기록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대웅제약의 중국 시장 공략의 또 다른 선봉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도 펙수프라잔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9년 곧바로 임상 3상에 진입한 나보타는 작년 9월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현재 임상을 한창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내로 임상을 완료하고 NDA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당초 임상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2년~2023년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펙수프라잔과 마찬가지로 나보타 역시 현지에서 출시될 경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해 나갈 것이란 평가다.

현재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6,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미국, 유럽 다음으로 큰 시장이지만 시판 허가를 받은 제약사는 엘러간(미국), 란저우연구소(중국), 입센(프랑스), 휴젤(한국) 등 4곳에 그치고 있다. 나보타가 후발주자로 들어가더라도 충분히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 셈이다.

여기에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잠재적 대상 환자가 있음에도 시장 침투율이 2%대에 머물고 있는 점도 나보타의 미래를 밝게 보는 요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가 매년 30%씩 성장해 2025년 1조7,5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보툴리눔 톡신 시술 가격이 국내보다 약 8배 높은 40만원 수준이라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대웅제약은 국내 경쟁사와 달리 본사와 현지법인이 직접 두 품목의 중국 임상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 이후 시판은 파트너사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펙수프라잔은 현재 현지 업체와 라이선스아웃 및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나보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펙수프라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주력 품목의 중국 임상이 속도감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현지에서 10년 이상 사업을 진행하면서 축적된 노하우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실무자들이 중국의 허가 규정에 맞는 자료를 어떻게 꾸리고 제출해야 하는지 숙지가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통 IND 신청 이후 규제당국에서 보완 요청이 있을 때마다 1~2달 정도 심사 기간이 늘어나는데 펙수프라잔의 경우 규제당국으로부터 무보완으로 승인을 받았고, 나보타 또한 보완 요청이 거의 없었다”며 “여기에 현지 CRO 업체와 공고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임상에 가속도가 붙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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