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한의사협회장 시작으로 의협·약사회 줄줄이 회장 선출
온라인 활용 선거운동 전환 불가피…선제적 접근 결과 가를 듯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축년(辛丑年), 보건의료단체에 선거 바람이 분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의 새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선거는 2월 한의협을 시작으로 3월 의협, 12월 약사회 순으로 치러지며, 중앙 단체뿐만 아니라 17개 지역 수장 선거도 동시에 이뤄진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비대면 선거운동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먼저 올해 선거의 포문은 한의사협회가 연다. 제43대 최혁용 회장과 방대건 수석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31일로 만료된다. 이에 따라 한의협은 오는 2월 ‘제44대 회장·수석부회장 선거’를 통해 새 수장을 선출한다.

투표 방법은 ‘온라인 투표(휴대폰·이메일)’와 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K-voting의 현장투표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실시해왔던 우편투표는 하지 않기로 했다. 긴 투표기간과 과다한 예산 낭비, 모바일 활성화에 따른 저조한 참여율 등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제43대 회장·수석부회장 선거 당시 유권자 1만 2,235명 가운데 총 8,236명이 투표를 했는데, 이중 우편투표는 157명(1.9%)으로 참여율이 저조했다.

현재 한의협 선거는 2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 집행부인 최혁용 회장-방대건 수석부회장과 서울시한의사회 홍주의 회장-황병천 수석부회장(現 인천광역시한의사회 회장)이 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혁용 회장은 추나요법을 비롯해 첩약까지 건강보험 급여에 성공하면서 큰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해당 정책들에 대해 한의계 내부에서 찬반 대립이 벌어지면서 내분으로 이어지고 있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주의-황병천 후보는 각각 서울시한의사회와 인천시한의사회장을 6년 동안 재임한 한의계 터줏대감들이다. 특히, 황 후보의 경우 시도한의사회장을 역임하면서 한의계 단체장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의 수장은 오는 3월 선출된다.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대응하고 수가 정상화,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등 맡아야 할 임무가 막중한 만큼 의료계 내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41대 의협 회장 선거는 전자투표와 우편투표 방식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의협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회장 선거일은 임기만료일 직전 3월 세 번째 수요일과 목요일, 금요일이다.

이번 선거는 결선투표제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경우 당선인으로 결정되지만,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2인이 결선 투표를 시행, 최고 득표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일주일 미뤄진 3월 26일, 당선자가 확정될 수 있다.

현재 의료계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 중 출마가 유력한 인물로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 서울특별시의사회 박홍준 회장,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가나다 순) 등이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가정의학과의사회 유태욱 회장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최대집 회장 대신 회무의 연속성을 위해 현 집행부 중 한 명이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돌면서 이번 의협 회장선거는 다수의 후보 경쟁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번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며 보건의료계 이목을 집중시키는 약사회장 선거는 오는 12월 치러진다.

이번 제40대 약사회장 선거는 리벤지 매치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 김대업 회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데다 지난 선거에서 맞붙었던 최광훈 중앙대 약대 동문회장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종환 성균관대 약대 동문회장,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 등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보건의료단체들이 수장 선출을 위해 길고 긴 레이스를 시작하지만 코로나19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연일 1,000명 이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가 진행되는 만큼 전략 수정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시행되는 약사회 선거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르면 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집단 면역이 생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시점은 4분기 이후부터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사실상 대면 선거운동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현 집행부가 인지도 면에서 좀 더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온라인,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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