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글로벌 미디어 데이 개최…세포·유전자·항응고제 등 신약 후보 소개

바이엘이 급변하고 있는 헬스케어 환경에 발맞춰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최근 바이오벤처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바이엘 제약사업 부문은 13일 ‘변화하는 헬스케어, 변화하는 바이엘(Transforming Healthcare, Transforming Bayer)’을 주제로 글로벌 미디어 데이를 열고 미래 주력 사업 분야를 공개했다. 

지난 2019년 유도만능줄기세포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블루락(BlueRock) 테라퓨틱스를 인수한 바이엘은 세포의학 분야를 강화하고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에 파킨슨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는 7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표준치료제는 1955년에 발명된 ‘레보도파’ 혹은 ‘L-도파’라는 약이다. 획기적인 신약 개발 없이 65년이 흐른 셈이다.

그동안의 파킨슨병 치료법은 도파민 수치를 높이는데 집중해왔지만, 특정 신경세포가 상실되면 치료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현존하는 치료제는 파킨슨병으로 상실되는 세포들의 정교한 자연 기능을 복제할 수 없어 퇴행의 효과를 늦출 뿐 이를 멈추거나 거스를 수 없는 것.

이에 바이엘은 블루락과 차세대 신약 개발을 위해 실제 세포 기능을 회복하고, 손상되거나 상실된 부분을 대체하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루락의 에밀 누와이저(Emile Nuwaysir) CEO는 “우리가 주력하는 세포 대체 치료는 매일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파킨슨병 환자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세포치료제가 심장분야에서 상실된 심근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실제 심근세포를 개발 중이며 면역분야에서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유용할 수 있는 실제 면역세포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밀 누와이저 CEO는 “이것이 지난 4년간 우리의 핵심 과제였다. 학계 표준 규모의 세포 생성을 임상 규모로 확대하고 양질의 세포 제조 공정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며 “동시에 신경, 심장 및 자가면역퇴행성 질환도 세포대체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 실제 세포를 상용화 규모로 제조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진정한 세포치료제의 연구와 초기 개발 단계에 집중하고, 제조와 상용화 영역에서는 바이엘이 세계적인 전문지식을 활용해 옵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자들을 위해 우리의 과학을 실질적인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블루락과 같은 신규 플랫폼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는 것으로, 우리는 함께 혁신 치료제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고 피력했다.

바이엘은 또, 아데노부속바이러스(Adeno Associated Virus,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기업 애스크바이오(AskBio)를 인수하며 유전자 치료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전통의학은 단일 유전자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질병 대부분에서 실효성 있는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지만, 유전자 치료는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기저 질환을 고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재 임상시험에서 계단 몇 개도 오르지 못했던 뒤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 환아들은 AAV 유전자 치료 후 몇 달 뒤 뛰어다니고 수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울혈성 심부전, 폼폐병, 파킨슨병, 헌팅턴병, 근긴장성 이영양증 치료제도 개발 중이며, 내년에는 2i형 지대근이여양증 치료제를 병원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크바이오 셰일라 미카일(S00heila Mikhail) CEO는 “AAV 치료제를 시판하기 위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를 물색하던 중 바이엘을 찾았다”며 “양사의 파트너십은 애스크바이오의 AAV 지식과 바이엘의 심혈관질환, 임상중개 및 시장접근성에 대한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바이엘의 의약화학전문성과 애스크바이오의 분자생물학 전문성을 결합해 우리 바이러스 전달 체계의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바이엘에서 새로 출범한 세포·유전자치료제 부문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및 유전자 편집 등에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를 통해 항응고제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킨 바이엘이 제10인자(factor X) 억제제에 이어 제11인자(factor XI)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가 새로운 항응고 치료의 패러다임을 이끌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바이엘 Thrombosis and Anticoagulation 김소영 헤드는 “제11인자를 혁신적인 항응고제의 새로운 표적으로 발굴하면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수많은 심혈관 환자들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며 "현재 내·외부적으로 총 3개의 후보 물질이 있고, 2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은 외부 파트너사들과 AI 프로젝트를 병행, 환자들의 출혈 가능성과 심혈관 사건 발생위험의 이해를 높이는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헤드는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에는 임상시험을 매우 고전적인 방법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했지만 현재는 여러 적응증에 대한 다수의 임상을 각기 다른 물질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후보 물질 뿐만 아니라 피시험자인 환자들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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