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제·복합제 모두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대세’
단일제, 당뇨·전립선·정신계 순…복합제는 고지혈증약 대거 진입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지난해 7월, 계단식 약가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가 개편됐다. 제약사들은 이를 기점으로 앞다퉈 제네릭의약품 품목 허가에 뛰어들었다. 이후 품목허가 신청이 뜸해지기는 했지만 예년보다 많은 품목이 허가됐다.

그렇다면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허가 받은 성분은 뭘까.

메디코파마가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2,061건의 전문의약품이 허가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단일제는 당뇨병치료제가, 복합제는 이상지질혈증약이 최다 허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제는 시타글립틴제제를 포함한 당뇨병치료제가 191품목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전립선비대증 151품목, 우울증·조현병약 103품목, 이상지질혈증 97개, 치매치료제 95개 순이었다.

복합제는 이상지질혈증+고혈압약이 171품목을 허가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상지질혈증 85품목, 고혈압 84품목, 위장약 70품목, 진통제 31품목 순으로 허가받았다.

단일제와 복합제 모두 고혈압·당뇨,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제제가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다.

≫ 전립선비대증 제네릭, 단일성분 ‘최다’…시장 안착 ‘주목’

단일 성분으로는 ‘탐스로신염산염’제제가 82건으로 가장 많이 허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탐스로신염산염제제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쓰이는 대표적인 약제 중 하나로 오리지널은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하루날디(0.2mg)’이다.

하루날디의 특허 만료는 이미 10여 년 전에 만료됐지만 그동안 제네릭의약품은 2015년 한미약품이 단독으로 출시한 고용량의 ‘한미탐스캡슐(0.4mg)’이 유일했다. 당시 연구 등에서 0.4mg 복용이 기존 0.2mg 대비 국제 전립선증상 점수표(IPSS) 감소 결과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하루날디 2정 동시 처방은 진료비 삭감으로 이어지면서 고용량 제품의 필요성이 증대된 점을 이용한 것이다.

4년의 시판후조사(PMS) 기간을 부여받은 한미탐스캡슐은 크게 세를 넓히며 비뇨기계 강자로 떠올랐고, 2019년 12월 PMS가 만료됐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탐스트로서방정을 시작으로 다수의 제약사에서 0.2mg, 0.4mg의 정제와 캡슐 등으로 총 82품목을 허가받았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은 2019년 기준 3,82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 시장은 빠른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알파차단제(2,365억원)와 전립선 크기를 감소시켜 주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1,457억원)로 나눌 수 있다. 탐스로신염산염제제는 알파차단제 시장의 대표 품목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비뇨기과에서는 방광과 관련된 약품은 오리지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출시된 제네릭의약품이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 2023년, 당뇨약 시장 ‘2라운드’…자누비아 독주 막아설까

당뇨병치료제 중 ‘시타글립틴염산염수화물제제’도 69품목이 시판 허가를 받으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만성질환자 수는 매년 증가함에 따라 관련 치료제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인 시타글립틴염산염수화물제제는 한국MSD의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인산염수화물)의 염변경 약물이다.

자누비아는 지난 2008년 출시 이후 시장에서 ‘자누메트(성분명: 시타글립틴인산염수화물, 메트포르민염산염)’를 포함해 지난해 1,80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자누비아의 물질 특허만료 기간이 2023년이라는 점이다. 즉, 지금 품목허가를 받아도 시판은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큰 비중으로 당뇨병 치료제 중에서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에 제약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앞다퉈 제네릭 약제를 내놨다. 2019년에는 대원제약이 ‘인산염’ 대신 ‘염산염’으로 변경한 ‘자누리틴알파정’을 품목허가 받았다. 이 제제는 지난해에만 69개 제품이 승인됐다.

이미 100여개 이상의 품목이 허가된 상황에서 다시 또 관련 제제가 승인받으면서 2023년 특허만료 이후의 제네릭 간 경쟁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정신과 치료제, 시장 진입 ‘봇물’…2019년부터 상위권 도배

단일제 가운데 또 눈에 띄는 질환 영역은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계 질환 치료제의 허가건수가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최근 수 년 동안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의약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한 해 동안 ‘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제제만 12품목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루옥세틴염산염’, ‘데스벤라팍신벤조산염’이 뒤를 이었다.

조현병 치료제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수년 동안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이 병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지난해에만 관련 치료제가 50여 품목 이상 출시됐다. 그 중에서도 ‘쿠에티아핀푸마르산염’ ‘아리피프라졸(미분화)’ ‘리스페리돈’ 성분은 시장 경쟁이 가장 활발한 약물이다.

≫ 만성질환 ‘복합제’, 가파른 성장세…‘마지막 열차’ 대거 탑승

복합제의 경우 만성질환 품목을 중심으로 2019년부터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지질혈증치료제인 ‘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제제가 66건으로 지난해 최다 허가를 기록한 것.

이 약제는 지난해 코로나19 변수에도 불구하고 2,500억원대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이상지질혈증치료제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은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가장 먼저 ‘로수젯’을 출시하면서 본격화 됐다. 이후 유한양행, HK이노엔, 대웅제약, 녹십자 등 20여개사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규모는 빠른 속도로 팽창했다.

이 제제의 대표 품목인 로수젯은 지난해 991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으며, 유한양행의 ‘로수바미브’540억원, HK이노엔의 ‘로바젯’ 255억원, 대웅제약의 ‘크레젯’ 198억원 순으로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매년 가파른 성장세에 국내 제약사들은 앞다퉈 품목허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난해 66품목이 허가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유한양행의 이상지질혈증+고혈압 복합제 ‘듀오웰(성분명: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칼슘)’에 도전하는 제네릭 출시도 잇따랐다. 오리지널사 중 하나인 일동제약이 이 성분의 수탁생산 품목을 쏟아내면서 지난 한 해에만 52개의 품목이 쏟아져 나온 것.

복합제 출시 러시는 만성질환 치료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염산염’ 제제의 허가건수도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 성분의 오리지널은 한국얀센의 ‘울트라셋’이다. 지난 2019년 45개 품목이 허가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도 22개 품목이 추가로 허가됐다.

이 제제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본 제약사들이 약가제도 개편에 앞서 마지막 열차에 대거 탑승하면서 허가건수를 대폭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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