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쏘아 올린 ‘언택트’…제약바이오 IR에도 ‘침투’
감염병 종식 후 30%는 비대면 유지할 듯…보완책 마련 ‘관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비대면이 보편화되면서 기업설명회(IR)도 온라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상장기업과 상장예정 기업의 기업공개(IPO)는 물론 투자자와의 만남도 비대면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시간 절약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총 261건의 IR을 진행했다.

이는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졌으며, 대면으로 진행하더라도 호텔 등에서 대규모로 개최되던 기존과는 달리 소규모로 진행됐다.

개최 방법도 다양했다. IR 자료 온라인 게재부터 유튜브 중계, 전화회의,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화상회의 등이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지난해 5월 11일 회사 상황과 실적 등을 주주들에게 알리고 소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온라인에 자료를 게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자 고육지책으로 나온 방법이다.

SCM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16일 유튜브를 통해 ‘아토피피부염 임상 1/2상 중간결과 및 사업현황’을 발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기 실적발표는 전화회의 방식을 택했으며,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은 컨퍼런스 플랫폼을 활용한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업과 투자자의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비대면 서비스를 통한 IR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방식의 기업설명회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문제점도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면 형식에 비해 내용 전달 시 주주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실무에 반영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코로나19로 인해 IR은 모두 온라인 컨퍼런스콜로 진행했다”며 “플랫폼을 이용해 화상회의를 하지만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표정에서 상대방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보니 내용 전달의 수준을 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IR 담당자도 “비대면 IR은 이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도 “오프라인 행사의 경우 표정과 감정, 행동 등을 통해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고 이를 업무에 반영할 수 있는 반면, 온라인 화상회의는 회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70% 정도만 전달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도 비대면 개최가 몸은 편하지만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을 때는 소규모로 대면 행사를 개최하기도 하지만 체온 측정부터 출입 기록 관리 등 방역에 좀 더 신경 써야 하다보니 시간이나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대면 행사의 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언택트’ 분위기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어느정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 IR 담당자는 “비대면 행사를 경험하면서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대면 중심으로 행사를 열되 급하게 실적을 발표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할 경우에는 컨퍼런스콜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행사의 효율성을 확인한 만큼 감염병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온·오프라인이 병용될 것”이라면서 “거래를 수반하지 않는 순수한 목적의 설명회나 캐쥬얼한 미팅, 이동이 어려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는 온라인으로 개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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