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지수, 올 들어 20조 증발…“개별 종목에 포커스 맞춰야”
韓 20조 재난지원금·美 3천조 인프라 투자…증시 향방 가르나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국채 금리 등락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상원에서 제동이 걸린 1조9천억 달러의 부양책 법안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약 3조 달러(약 3,3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진척 속도가 향후 증시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으로 총 20조원 규모를 풀겠다고 한 소식도 상승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재난지원금이 편성되는 시점에서 주식시장이 여러 차례 상승 급등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올 들어 다소 소외된 상태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2021년에 진입한 뒤 14%가 빠진 상태로, 작년말 150조원이 넘던 시가총액은 2월 26일기준 129조원으로 약 21조원이 증발했다.

반면, 코스피는 연초보다 5% 오르면서 제약주와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제약바이오가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코스피가 상승한다 해도 제약바이오의 오름세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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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 상승 불안에 따라 매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끝에 코스피가 3%의 낙폭을 보이며 하락했다.

실제로 미국의 금리 변동 요인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월 24일(수) 75포인트 (2.45%↓), 25일(목) 104포인트(3.5%↑), 26일(금) 86포인트(2.8%↓)로 온탕과 냉탕을 오고갔다. 의약품지수도 일평균 3% 내외의 변동성을 보이며 등락을 거듭했다.

미국 증시가 하락한 것이 세계 증시를 동반 하락하게 한 원인이 됐다. 결국 코스피는 주간 3.05% 급락했고 코스닥 역시 5.3% 크게 떨어져 거래됐다. 미국 증시를 대변한 다우지수도 주간 1.78% 내려 마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피로도가 쌓이면서 내림세가 이어졌다. 의약품 지수는 4.53% 떨어졌고 코스닥 제약지수도 5.8% 폭락해 하강 곡선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생명공학지수와 아메리카거래소의 아메스 생명공학지수는 각각 5.51%와 4.93% 하락하며 비교적 큰 폭의 내림세를 그렸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개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전주 개인은 거래소에서 3조2,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매수를 단행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로 대응했다. 특히 외국인은 1조8,400억원을 팔아 치우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도 개인이 7,300억원 가량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로 일관하면서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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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R&D·내실·외형 '삼박자'…선순환 기틀 다졌다

유한양행은 작년 2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 분기마다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최근 이 회사가 공개한 지난해 잠정실적 가운데 4분기만 따로 떼어 봐도 매출 4,615억원(전년比 17.2%↑), 영업이익 272억원(220%↑)을 기록, ‘어닝 서프라이즈’를 지속했다.

특히 800억원에 육박하는 라이선스 수익은 작년 마지막차 성적표에 결정적인 효자 노릇을 해냈다.

OTC(일반의약품) 부문도 비타민류를 중심으로 시장 파이를 키워가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13% 성장한 1,319억원을 기록, 회사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주목할 점은 유한양행의 이 같은 성장세가 반짝 상승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출시되는 이 회사의 개량신약과 폐암약 ‘렉라자’가 처방 실적을 견인하면서 전문의약품(ETC) 부문에서 약 11% 이상 성장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의약품(OTC)도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출시로 47%의 매출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기술수출과 마일스톤을 통한 추가적인 수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이 지분 30%에 해당하는 389억원을 투자한 메디오젠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의 상장 여부에 따라 유한양행의 기업가치도 제고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메디오젠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개발부터 생산까지 하는 위탁개발(ODM)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의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228억원, 영업이익은 48억원이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매출은 3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디오젠은 지난 2017년 매출이 80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간 3배 이상의 급성장을 이룬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2000억원 규모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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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분쟁' 합의…메디톡스, 미국서 나보타 판매 로열티 받아

메디톡스가 강세를 보인 한 주였다. 이 회사가 미국 에볼루스社와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소송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가 미국에서 나보타를 판매할 수 있게 소송을 정리하는 대신,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합의금과 로얄티를 지급하는 것으로 양사는 소송전을 종결하기로 했다. 이 같은 극적 합의 소식에 메디톡스는 지난 주간 32.89% 급등했다.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합의금 총 3500만달러(약 380억원)를 2년간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메디톡스는 535억원 상당의 에볼루스 보통주 676만2652주를 68달러(약 7만5000원)에 취득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많이 팔리면 이익이 나는 구조가 됐다. 나보타의 최근 성장률로만 보면 향후 이 회사의 효자 품목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합의는 대웅제약을 제외한 메디톡스, 엘러간, 에볼루스 3사만 진행한 만큼,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법적 권리 및 지위, 그 외에 소송 절차 등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합의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미국에서 '나보타'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된 만큼 양사 모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로스는 뉴욕증시에서 지난주 1.4% 하락(26일 종가 12.11달러)하며 약보합에 머물렀다. 하지만 소송종결 소식 이후 상승분은 69.13%였다.

부광약품, 2개 임상 2상 ‘순항’…‘허가 따로 마케팅 따로’ 전략 주목

지난주 부광약품, 한국비엔씨, 한국파마 등이 코로나19 테마주로 오름세를 탔다.

먼저, 부광약품은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성공적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6일 상한가(30%↑)를 기록했다.

현재 부광약품은 국내에서 2개의 레보비르 임상 2상을 진행 중에 있다. 이 중 지난해 4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클레부딘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이 지난 1월 28일 환자 모집을 마치고 최근 투약을 모두 끝냈으며 데이터 정리 및 분석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 연구는 3월 안에 결과 발표가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셀트리온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을 완료하고 조건부 허가를 승인받은 바 있다. 부광약품의 임상 결과에 따라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여기에 후속으로 진행 중인 레보비르의 또 다른 임상 2상은 경증 환자를 포함한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개념 입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 임상이 치료제로써 효과를 확인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면 후속 임상은 바이러스 감소량을 집중적으로 확인하는 것.

이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대부분이 바이러스 감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시장 경쟁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사측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국내 용도특허와 국제특허(PCT)를 등록하면서 사실상 클레부딘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독점 권리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최근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는 해당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 시험계획도 승인받았다. 회사 측의 이 같은 행보는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확신하고 있다는 강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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