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7% 이상 성장 = 수익성 담보…‘중소제약사 성공식’
작년 코로나19 ‘직격타’…10곳 중 4곳 몸집 쪼그라 들어
영업이익도 절반 넘는 기업 감소…수익성 문제 ‘노출’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제약사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타를 맞았다.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제약기업은 10곳 중 4곳에서 외형이 쪼그라 들었고, 영업이익도 절반 넘게 감소했다.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상당수 국내 중소제약기업이 수익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들어 중소제약사 46곳 중 21곳은 매출이 역성장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32곳이 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팬데믹 장기화로 항생제와 감기약 및 진해거담제 등 호흡기 약물의 내수 판매고가 급격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메디코파마는 2020년 각사 잠정실적치를 근거로 매출 1조원 미만 국내 제약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을 심층분석 했다.

 

☞  <2020년 중소제약사 잠정실적 현황> 전체 표 내려받기는 최하단에 박스를 클릭해주세요.

 

≫ 중소제약사 성공식, 외형 성장 7% = 수익성 담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열악한 내수 상황에서도 지난해 나름 선방한 중소제약기업들이 상당수 나왔다. 이 기간 연매출이 늘어난 곳은 48곳 중 28곳에 달했다. 비율로 보면 절반 이상인 58%는 외형이 커진 것이다. 다만, 영업이익에선 25곳의 기업(52%)이 부진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경남제약, 셀트리온제약, 고려제약, 국제약품, 동국제약, 경보제약, 대한뉴팜, 휴온스, 일동제약, 환인제약, 보령제약, 하나제약, 한독 등이 외형과 내실 모두 성장한 곳들이었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1,735억원이던 2019년 매출이 지난해 2,336억원으로 35%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의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동국제약(2020년 매출 5,591억원, 전년比 15.9%↑)도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으며, 경보제약(2,153억원, 12.3%↑), 휴온스(4,067억원, 11,4%↑), 일동제약(5,618억원, 7.6%↑), 보령제약(5,619억원, 7.2%↑), JW중외제약(5,474억원, 7.1%↑) 등이 매출 성장률이 높은 곳들이었다.

매출 2,000억원 미만 제약사 중에는 경남제약이 2019년 448억원에서 지난해 709억원으로 매출이 60% 가까이 증가했다. 이 외에도 에스티팜(2020년 매출 1,242억원, 33.1%↑), 고려제약(668억원, 20.4%↑), 국제약품(1,304억원, 17.4%↑), 대한뉴팜(1,495억원, 11.5%↑) 등이 견조한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삼아제약, 명문제약, 삼천당제약, 안국약품, 영진약품, 대화제약, 조아제약, 한국유니온제약, 동성제약 등은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작년 중소제약사 실적을 4분기 만으로 좁혀서 보면, 셀트리온제약, 경남제약, JW중외제약, 에스티팜, 환인제약, 고려제약, 제일약품 등이 합격점을 받았다. 반면, 한국유니온제약, 서울제약, 안국약품, 삼일제약, 대원제약, 부광약품, 유유제약, 삼아제약 등은 낙제점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최소 전년보다 매출이 7% 이상 늘어나야 했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본지가 해부한 대형제약사의 실적 분석[참고 : ‘코로나도 비껴간 4Q 실적…1조 클럽 제약사 성적표 ‘AAA’] 결과와 비교하면,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중위 그룹에 속해 있는 제약사의 경우 어느 정도 성장을 동반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하나제약, 에이프로젠제약, 동성제약, 부광약품은 전년보다 매출이 각각 6.6%와 4.7%, 1.4%, 0.9%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에이프로젠제약과 동성제약은 적자가 지속됐으며, 부광약품은 영업이익이 71%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 팬데믹 장기화에도 역대급 실적…외형·내실 ‘두마리 토끼’

지난해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낸 곳도 있었다.

실제로 작년 몸집을 불린 일동제약의 영업이익은 66억원, 같은 기간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경남제약과 진양제약 역시 영업이익은 각각 21억원과 38억원으로, 전년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작년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제일약품의 경우, 전년대비 5448%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고려제약(2020년 영업이익 110억원, 223%↑), 셀트리온제약(236억원, 61%↑), 경보제약(87억원, 40%↑), 동국제약(836억원, 22%↑), 대한뉴팜(248억원, 20%↑), 휴온스(541억원, 12%↑), 국제약품(60억원, 8%↑), 환인제약(284억원, 8%↑) 등이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재미를 봤다.

≫ ‘손 바뀐’ 중소제약기업, 실적도 ‘턴어라운드’

매출 1,000억원 미만의 소형 제약사의 경우 대체로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새 주인을 만난 경남제약과 서울제약의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띄었다.

지난 2019년 주인이 바뀐 경남제약은 70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58%의 외형 성장을 달성,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 치웠다. 영업이익도 21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손실(-31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여기에는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인 레모나와 자하생력 등의 매출 성장과 신제품 결콜라겐의 호조, 원가 개선을 통한 매출이익 증가가 영업이익을 개선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5월 바이오제네틱스(현 경남바이오파마)를 새 주인으로 맞으며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후 재무 개선과 매출 확대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 2월 새 주인을 만난 서울제약도 매출 523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에는 못 미쳤지만 64억원의 영업이익(전년비 73%↑)을 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앞서 큐씨피 13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이 회사의 지분 44.68%를 인수하면서 대주주에 등극했다.

서울제약의 이 같은 실적 상승에는 도매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과 이 회사의 주요 품목인 소화성궤양용제 ‘서울파모티딘’이 지난해 2배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 코로나19 장기화…매출 역성장에 영업이익 손실도 ‘이중고’

작년 실적이 부진했던 곳은 대체로 매출도 역성장 했다.

실제로 명문제약은 영업손실 규모만 약 300억원에 달했으며, 한국유니온제약도 –108억원으로 영업에서 적자가 났다.

이 외에도 에이프로젠제약(-26억원), 조아제약(-25억원) 등이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급감했던 곳은 영진약품이었다. 이 회사가 벌어들인 작년 영업이익은 3억원에 그치면서 전년대비 97% 내려 앉았다.

또 안국약품(4억원, 83%↓), 삼천당제약(55억원, 78%↓), 이연제약(21억원, 73%↓), 부광약품(27억원, 71%↓), 삼아제약(39억원, 62%↓), 비씨월드제약(33억원, 50%↓) 등이 지난해 들어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