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원료 조작 여파…대외신인도 및 사업계획 악영향 주나
“CSO 이혁종 대표는 비상근 자문”…역할 축소 분위기 ‘역력’
삼다수 계약 연장 무산 대비한 플랜B 있나…사측, ‘묵묵부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광동제약이 바이넥스發 돌발 악재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양사가 지난해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라 대외신인도나 중장기 사업전략 있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력 매출원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삼다수 판권 재계약 협상도 올해 말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광동제약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광동제약이 생각지도 못한 암초를 만났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제약·바이오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사로 삼은 바이넥스가 의약품 원료 용량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흔들거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바이넥스 지분을 6.9%(223만6,203주)까지 늘리며 협력 관계를 공고하게 다져왔던 회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특히 지난해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선임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올해 초 조직 개편 과정에서 향후 회사의 핵심부서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전략기획실과 의약연구개발본부를 이 대표 산하에 편재해 놨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넥스는 광동제약 지분 2.86%(15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는 바이넥스 관련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무관용원칙에 따라 일벌백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업무 책임자를 넘어 대표이사까지 형사처벌 영향권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광동제약 조직 내 CSO 포지션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회사가 재편된 조직의 차질없는 운영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사업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이 대표의 색채를 최대한 걷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주주총회(3.26)를 눈앞에 두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요인이다. 바이넥스 주가 급락에 따른 보유 지분 가치 하락과 양사의 중장기 사업계획 차질 우려 등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대표의 회사 내 직함을 그대로 두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이다.

광동제약 측은, 이혁종 대표 역할에 대해 ‘비상근 자문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의 향후 CSO 직함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또 회사 측은, 현 바이넥스 사태와 관련해 주주총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주들의 문제제기에 대비한 대응책이 있는지에 대해 묻는 본지 취재진의 질문에도 ‘현 시점에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회사 전체 매출에서 3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삼다수 판권 재계약 준비와 계약 연장 무산을 대비한 플랜B 계획 역시 의미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4+1년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2월이 4년 계약 만료 시점으로, 양측이 연말에 1년 계약 연장 옵션에 합의하지 못하면 계약은 그대로 종료된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제주삼다수 위탁유통은 4+1년 계약으로 올해가 4년차”라며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관련 내용을 지금 시점에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