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세 한계 ‘봉착’…33조 사들인 후 주간 첫 ‘매도’ 기록
美 항암제 개발 바이오텍 ‘초강세’…엔케이맥스·한미약품에 이목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발표하는 금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1.6%대인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 수준까지 올라갈 경우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지금보다 20% 이상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금리 상승으로 나스닥 기술주가 폭락할 경우 국내 증시에도 예상보다 더 큰 후폭풍이 불어 닥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지난주 美 나스닥 생명공학주가 3주 연속 하락한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또 다시 시험대에 들게 됐다. 앞으로 상승 국면이 유지될 경우 침체 일로에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주에도 반전의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로는 오는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다. 시장은 금리 상승 억제에 대한 방안이 나올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또 일본은행(BOJ)과 영국영란은행(BOE)에서 나올 통화정책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와 함께 오는 18일 열리는 美-中 간 첫 고위급 대면 회담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이슈가 글로벌 증시를 격변으로 몰고갔던 만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나라 관계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첫 포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국내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정부가 1조9,000억달러 재정부양책을 집행하고 백신 접종을 확대하면서 금리 상승 불안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 0.93%, 코스닥 0.22% 오르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반등의 실타래를 찾지 못하면서 의약품 지수는 0.17% 떨어진 약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제약지수도 1.74% 하락해 상승 모멘텀 부족에 시달린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바이넥스社가 의약품을 불법 제조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흠집난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식 흐름은 아래로 향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회계부정으로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를 받은 씨젠이나 임상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허위공시한 에이치엘비 등은 제약바이오주 상승에 재를 뿌린 바 있다. 약이나 의료기기를 만들어내는 업종 특성상 신뢰도가 생명인 만큼 이러한 선례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개인의 매수세가 한계에 부딪힌 모양새였다. 올해 들어 주간 단위로 첫 개인의 순매도가 기록된 것이다. 전주 개인은 거래소에서 약 4,2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발생시켰다. 그동안 줄곧 강력한 매수로 장을 이끌던 개인 투자자들이 한 발짝 물러선 것. 올 들어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5일까지 약 32조9,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주 외국인은 1조9,300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여전히 매도로 일관, 1조3,800억원을 팔아 치우면서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서는 개인이 약 250억원의 매도 우위를 점한 가운데 외국인이 25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 글로벌 증시 리뷰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도 이제 더이상 상승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만, 2주 전 96조원을 날린 미국 생명공학주가 지난주 반등에 성공하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생명공학지수와 아메리카거래소의 아멕스 생명공학지수는 각각 3.14%와 0.2% 상승하며 일단 제약바이오 하락에 제동을 건 모습이었다.

앞서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지난 2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그렸다. 실제로 지난 2월 이후 3월 12일까지 지수는 4.92% 내려 앉았다. 같은 기간 다우 산업지수가 9.32% 상승한 것과는 반대되는 수치다.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의 하락은 기존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부담이 작용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거품론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약세 전망에 무게추가 쏠리는 이유다.

지난주 글로벌 대형 제약주는 뉴욕증시에서 대체로 상승 분위기를 탔다. 사노피는 전주 대비 3.05% 올랐고 존슨앤존슨(+2.24%), 머크(+2.01%), GSK(+1.89%), 화이자(+1.6%), 애브비(+1.42%), 암젠(+1.15%), 아스트라제네카(+0.75%) 등이 상승 그룹에 포함됐다.

반면 바이오젠과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각각 1.69%, 4.74% 떨어지면서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그렸다.

생명공학주들도 대체로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임상단계의 항암제 개발주들이 AACR을 앞두고 초강세를 나타냈다.

아피메드(AFMD)는 EGFR 표적형 이중항체인 'AFM24'에 대해 내달(4/9~14일) 미국암학회(AACR) 연례회의에서 포스터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간 40.42%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상 1상의 중간 결과가 4월 13일 공개될 예정이다.

주목할는 점은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NK면역항암제가 국내 엔케이맥스와 공동개발 중인 신약이라는 점이다. 두 회사는 EGFR 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슈퍼NK‘ - ’AFM24(CD16A/EGFR 표적형 ICE)' 결합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AFM24는 다수의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EGFR과 자연살해(NK)세포 사이의 연결고리로 작용, 면역세포의 암 살상을 유도하는 이중항체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로슈의 계열사인 제넨텍에 최근 5조5000억원 규모로에 기술 이전됐다.

랩트 테라퓨틱스(RAPT)도 31.82% 급등했다. 이 회사 역시 오는 4월 열리는 AACR에서 CCR4 타깃 면역 요법인 ‘FLX475’에 대한 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 발표한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을 활성화시키는 물질인 'FLX475'를 도입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지난 2019년 12월 체결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랩트 테라퓨틱스에 초기 계약금 400만달러와 단계별 마일스톤 5,4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하고, 대신 이 물질의 한국과 중국(대만·홍콩 포함)에서 개발을 포함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 금주 주목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 IPO에 노바백스 백신까지 ‘겹경사’

이번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노바백스社의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로 언급되고 있어서다.

노바백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96.4%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공개하고, 영국발 변이에 대해서도 86%의 예방 수치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노바백스의 백신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번에 임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받아든 만큼 회사는 곧 승인 신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뉴욕 증시에서만 임상 결과 발표에 따른 상승분만 주간 15.97%에 달했다.

노바백스 국내 관련주로는 SK케미칼, 켐온, 디알젬 등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기대치가 유독 높은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18일 상장이 예정돼 있다. 청약자금만 63조6,198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오면서 경쟁률이 335 : 1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주가 급등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나온 결과인 것이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와 백신 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자사 공장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정부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을 선구매 한 바 있다.

≫ 지난주 이슈 기업

지난주 제약바이오주는 상승 종목 보다 하락 종목에 대한 이슈가 많았던 한 주였다. 실제로 인트론바이오, 테라젠이텍스, 엔지켐생명과학 정도 만이 10% 이상의 상승을 챙겼다.

반면, 하락 종목 중에는 바이넥스와 올리패스가 각각 46%, 50% 급락하며 시장의 분위기를 가라 앉혔다.

바이넥스, 의약품 불법 제조 ‘충격’…회계 투명성도 ‘도마 위’

바이넥스는 허가·신고된 내용과 달리 의약품을 불법 제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이 회사가 24개사로부터 수탁 생산한 32개 품목에 대해 제조판매 중지와 회수 조치를 취했다. 앞서 8일에는 바이넥스가 허가사항과 다르게 제조했다고 자진 신고한 6개 의약품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 향후 여죄에 따라 이 회사에 대한 추가 행정처분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회계 투명성에 대한 문제까지 불거질 위기에 놓였다. 본지 확인 결과, 바이넥스는 지난해 잠정치 실적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감사에 따라 영업이익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당기순이익을 정정 전 66억원에서 63억원으로 줄여 수정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결산 실적이 변경돼도 크게 문제될 일은 없다. 그러나 최근 이 회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추락한 만큼 외부에서 바라보는 작은 수치 변동도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용량을 속여 제조한 원료 단가에 문제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회사의 회계 투명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리패스社 비마약성 진통제, ‘위약만 못한’ 효능…기술이전 ‘먹구름’

올리패스는 실망스런 임상 결과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OLP-1002'이 호주 임상 1b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회사 측이 공개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위약군의 효능이 약물군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오면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올리패스 측은 이번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신경손상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럽 임상 2a상과 만성관절염 통증 환자에 대한 임상 2a상은 예정대로 연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2상에서 유효성을 검증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올리패스社에 기대했던 글로벌 기술이전에 대한 가능성도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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