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통계 분석 두경부암 최신 동향 보고

▲(왼쪽부터) 정유석, 석준걸 전문의, 정규원 수석연구원 (사진 제공: 국립암센터)
▲(왼쪽부터) 정유석, 석준걸 전문의, 정규원 수석연구원 (사진 제공: 국립암센터)

1999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던 우리나라 편도암의 증가세는 꺾인 반면, 설암의 증가세는 가팔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 희귀암센터 두경부종양클리닉 정유석, 석준걸 전문의와 중앙암등록본부 정규원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중앙암등록통계를 분석하고, 이 같이 밝혔다.

편도암의 발생률은 최근 들어 안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연평균 6.77% 증가하던 국내 편도암 발생률이 2011년을 기점으로 증감이 뚜렷하지 않은 채 10만 명당 0.5명 내외의 수준으로 유지됨을 확인했다.

편도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이다. 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젊은층에서 편도암의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다 최근 증가세가 안정화되는 양상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 층의 발생률은 정체되는 반면,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는 연평균 8.1%로 증가하다 2008년을 기점으로 안정화됐으나, 60대 이상에서는 꾸준히 연평균 6.2%씩 증가하고 있었다.

이는 국제적인 흐름과도 유사하다. 서구 사회 역시 젊은층에서 급속도로 증가하던 편도암의 발생률이 점차 안정화되는 반면, 고령인구의 발생률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를 주도한 정유석 이비인후과 교수는 “그간 비교적 젊은층에 집중되던 편도암 발생 부담이 고령층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생활방식의 변화, 성인 남성의 흡연율 감소, 2016년 시작한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 확대 등이 젊은층의 편도암 발생을 안정화시켰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구강암의 발생률 변화량은 2006년을 기점으로 1.56%에서 2.82%로 가팔라졌다. 연구팀은 이것이 설암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혀에 생기는 암인 설암은 1999년부터 전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연평균 7.7%라는 높은 발병률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설암을 제외한 다른 구강암은 60대 이상에서만 2.0% 증가했을 뿐, 다른 연령대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설암을 비롯한 구강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는 흡연이 꼽힌다. 이 외에 음주, 방사선, 식습관, 유전적 감수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전반적인 구강암의 발생률이 줄어드는 가운데 설암의 발생률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 제1저자인 석준걸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설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주요 위험인자에는 흡연, 음주, 바이러스 등이 꼽힌다"면서도 "다만 술이나 담배의 노출이 많지 않은 젊은층의 발생 증가는 기존 위험인자와는 구별되는 환경·유전적 요인 등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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