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 종목 영향권…‘타격은 불가피’
올해 들어 시총 대폭 하락…"추가 하락 배팅 쉽지 않다"
공매도 잔고액 역대 최저 수준…“외인·기관 타깃 될 것”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공매도 재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제약·바이오 업종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현재 반등을 견인할 상승 모멘텀도 부족한 만큼 악재가 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그 파급력을 두고는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 16일 전격 금지됐던 공매도가 다음달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가능해진다.

공매도 재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시장의 초점은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상당수 업체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이슈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 자금을 등에 업고, 역사적인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단 공매도가 재개되면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에 부정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란 데는 크게 이견이 없는 모양새다.

다만,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 지수 구성 종목에 속한 제약·바이오기업 대부분이 올 들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지난해 보여줬던 과열 양상이 눈에 띄게 둔화된 만큼 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제로 본지 분석 결과, 코스피 200에 속한 22곳의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20곳의 시가총액이 올해 초(1월4일 기준)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일양약품(-48.7%), 대웅(-41.4%), 한올바이오파마(-38.2%), 종근당(-37.3%), GC녹십자홀딩스(-37.0%), SK케미칼(-34.6%), 신풍제약(-30.1%), SK바이오팜(-33.0%) 등은 무려 30% 이상 빠졌다. 늘어난 곳은 한국콜마(10.0%)와 보령제약(24.8%) 등 단 2곳에 불과했다.

 

코스닥 150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33곳 업체 중 시가총액이 늘어난 곳은 셀리버리(43.1%), 메디톡스(6.9%), 엔지켐생명과학(16.3%), 헬릭스미스(6.5%), 엘앤씨바이오(1.5%), 파마리서치프로덕트(20.8%), 메디포스트(5.7%) 등 6곳에 그쳤다.

나머지 25곳(유틸렉스 시가총액 변동 없음)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 중에서도 지트리비앤티(-62.3%), 알테오젠(-49.4%), 크리스탈지노믹스(-47.4%) 등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제약·바이오 공매도 잔고액이 금지 기간 동안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외국인과 기관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난해 하락장에서 반등을 주도한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즉, 올해 들어 대부분의 제약·바이오기업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거품이 있다고 판단한 공매도 세력이 하락에 공격적으로 배팅한다면 시장의 판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공매도 잔고액이 급격히 줄어든 셀트리온(-44.4%), 삼성바이오로직스(-23.9%), 셀트리온헬스케어(-53.2%), 셀트리온제약(-46.8%) 등 대형주의 향후 주가 추세가 올해 제약·바이오 섹터의 흐름을 읽는 가늠자가 될 것이란 평가다.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을 상대로 과거처럼 힘겨루기를 하며 주가를 떠받칠지 아니면 수급 주체에서 이탈할지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소식에 정통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섹터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이미 업종 전반이 큰 폭의 조정을 거치면서 공매도 메리트가 감소한 데다 재개도 예고됐기 때문”이라며 “다만 백신·치료제 테마주 대부분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고평가 돼 있고 실패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공매도 잔고액의 빠른 증가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가 현재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공매도 재개에 따른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도 큰 상황이라 상반기에는 각 기업의 호재 유무에 따른 개별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타 업종 대비 하락 폭이 깊어지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의 분위기가 만들어 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