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개사 중 26곳 대표 임기 만료…22곳 기존 경영진 ‘재선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정적인 경영체제 유지’ 선호한 듯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바이오기업들이 변화 대신 안주를 택했다. 최고 경영자(CEO)의 임기가 만료된 대부분의 회사들이 최근 종료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 대표를 재선임 하기로 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경영체제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디코파마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바이오기업 90곳을 분석한 결과, 22개사가 기존 경영진을 재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고바이오랩 ▲엑세스바이오 ▲지놈앤컴퍼니 ▲테라젠이텍스 ▲에스씨엠생명과학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노바렉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씨젠 ▲레고켐바이오 ▲바디텍메드 ▲유틸렉스 ▲크리스탈지노믹스 ▲신테카바이오 ▲대성미생물 ▲아스타 ▲뉴트리 ▲코오롱생명과학 ▲바이넥스 ▲세윤메디칼 ▲대봉엘에스 ▲유바이오로직스 등이다.

반면, 대표를 신규 선임한 회사는 ▲제넥신 ▲강스템바이오텍 ▲내츄럴엔도텍 ▲코스맥스비티아이 4곳뿐이었다. 다만, 이번 분석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제외했다.

지난 2019년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로 바이오 업계 전반에 논란을 빚었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이우석 대표이사를 3년 임기로 재선임했다. 이 회사는 인보사 사태 직후 박문희 대표를 선임하며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으나 최근 박 대표가 사임하면서 이우석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됐다.

이 대표는 앞으로 3년 동안 인보사 미국 임상 재개,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 행정처분 취소 소송, 코오롱바이오텍 설립에 따른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 등 사내 현안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엑세스바이오 최영호 대표이사도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최 대표를 재선임한 것이다.

엑세스바이오의 최대 주주였던 최영호 대표는 지난 2019년 우리들제약에 지분을 양도한 이후에도 줄곧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진단키트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공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지놈앤컴퍼니 배지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노바렉스 권석형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진양곤 ▲씨젠 천종윤 ▲레고켐바이오 김용주 ▲바디텍메드 최의열 ▲유틸렉스 권병세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신테카바이오 정종선 ▲대성미생물 이동규 ▲아스타 조응준 ▲뉴트리 김도언 ▲바이넥스 정명훈 ▲대봉엘에스 박종호, 박진오 ▲유바이오로직스 최석근 대표가 재선임됐는데 이들은 오너 일가 또는 특수관계인이었다.

제넥신은 기존 경영진인 성영철 회장을 재선임하는 한편, 우정원 사장도 대표이사로 선임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및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스템바이오텍도 이태화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라 나종천 전 한국쿄와기린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나 대표는 지난해 11월 R&D 조직을 이끌 목적으로 회사에 합류했으나 이 전 대표의 사임으로 나 대표가 경영과 R&D 모든 업무를 책임지게 됐다.

이처럼 대다수의 바이오기업들이 기존 경영진을 재선임한 데에는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해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례 없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다들 힘든 상황을 보내면서 경영진 교체 보다는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라며 “효과적으로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재선임하고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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