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임상 참여 환자 40명 추가 모집…현재 속도면 한 달내 가능
비용·기간 부담에도 공격적 행보…개발 성공 여부 연내 확인 ‘유력’
치료 효과 및 바이러스 감소 입증시 두 임상 ‘시너지 극대화’ 전망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부광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모양새다. 이 회사가 연구 중인 ‘레보비르’에서 최근 바이러스 양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상 규모를 배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환자 모집 속도를 감안하면 당초 계획 보다 임상 종료 기간도 대폭 앞당겨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 13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CLV-203) 환자 수를 기존 40명에서 80명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데이터의 신뢰도를 한층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구상이다.

보통 임상 규모를 확대하면 그에 비례해 비용과 기간이 늘어난다. 개발사 입장에서 신속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여기서 부광약품은 비교적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다.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개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빠르면 올해 1분기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첫 번째 임상(CLV-201)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후속 임상(CLV-203)이 환자를 추가하면서 임상 기간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부정적인 기류는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통 환자 모집 완료 후 임상 데이터가 2~3달 안에 발표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첫 번째 임상(CLV-201/1월 28일 환자 모집 완료) 결과가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공개가 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후속 임상 일정도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부광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임상시험계획에 따르면 임상 기간은 2021년 2월~2022년 3월까지다.

이런 가운데 회사 측은 기존 목표 환자 40명을 최초 시험대상자 선정(3월 19일) 이후 약 3주만에 모집했다. 따라서 40명의 추가 환자도 빠르면 한 달 내에 완료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임상 승인 이후 약 2달 정도 소요되는 각 시험기관과의 계약 체결과 임상심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IRB) 절차가 대폭 줄어드는 만큼 상반기 중에 추가 환자 모집이 마무리된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생활치료센터에서의 임상을 작년 하반기부터 허용하면서 환자 모집이 수월해 진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이 임상 확대 승인을 기다리는 기간에도 참여 환자 풀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회사 측이 추가적인 임상 환자 모집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 배경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부광약품이 CLV-203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임상 목적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초 회사 측은 첫 임상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치료 기간 단축 여부와 더불어 살아있는 바이러스양의 감소 추이도 확인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판 중이거나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대부분이 바이러스 감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속내가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되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는 임상시험기관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부광약품이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그러나 최근 임상 여건이 개선되면서 회사 측이 당초 개발 청사진대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CLV-203의 일정을 내년 3월로 여유있게 잡아 놓은 것도 이유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CLV-201 임상이 종료될 것이란 추측성 보도가 나가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쇄도해 곤욕을 치렀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이에 따라 개발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레보비르 국내 임상 2건은 모두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만약 첫 번째 임상에서 확실한 치료 효과가 입증되고, 후속 임상에서도 바이러스양 감소를 확인하면 두 임상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후속 임상에서 눈에 띄는 결과가 도출될 경우, 바이러스량 감소가 확인된 사실상 첫 데이터가 되는 만큼 국·내외 의료계의 시선을 끄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부광약품이 두 개의 임상을 동시에 추진하는 배경인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위약군에 속한 환자 중 자연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케이스가 여럿 있으면 바이러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환자 모집이 수월한 현 시점에 임상 확대를 결정한 것은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며 “특히 임상 설계가 동일한 국내 후속 임상과 미국 임상의 환자 수가 총 120명으로 늘어난 만큼 데이터가 공개되면 그 신뢰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첫 번째 임상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고, 후속 임상 일정도 대폭 앞당겨 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광약품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여부는 올해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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