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및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법안 법사위 통과 여부 ‘주목’
의협 이필수 당선인, 국민 여론 의식해 투쟁 보다는 ‘협상’에 무게추
“인수위 기간, 구체적 행보 밝히기 부담…여론 만족·회원 이익에 초점”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새 수장을 선출한 의협이 의사를 옥죄는 의료법 개정안 대응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이 환자안전 3법 통과에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 당선인은 투쟁 보다 협상에 좀 더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임시 국회가 시작됐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27~28일 양일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윤호중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경선 참여로 인해 개최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는 이번 회기에서 이른바 ‘환자안전 3법’이라고 불리는 ▲수술실 내 CCTV 설치 ▲금고형 이상 의료인 의사면허취소법(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의료인 행정처분 이력공개 등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현재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법안은 법사위 전체회의에 계류됐지만, 윤호중 위원장이 수정안을 마련해 다음 전체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회기에서 통과될지 주목되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도 마찬가지다. 복지위 법안소위에 계류된 이 법안은 여당에서 강하게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 CNN에서 2016년 공장식 유령수술로 사망한 권대희 사건을 집중 조명하면서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여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사고 발생 후 병원 측의 증거인멸 의혹 관련 글이 게시되면서 수술실 CCTV 설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최대집 집행부, 대정부 투쟁에 무게 중심…여론·여당과 ‘거리두기’

오는 5월 1일 새 집행부가 들어서는 대한의사협회가 법안 대응 과정에서 전임 집행부와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최대집 집행부는 당선 초기부터 협상보다 대정부 투쟁에 무게 중심을 두며 정부와 대립했다. 취임 후 1년 동안 대정부 집회만 4번 열렸다.

특히, 취임 직후 불거진 의료계 대리수술 논란은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의협은 대리수술 의사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직접 형사고발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도 수술실 CCTV 설치는 반대해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더욱이 최 회장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도 여론을 등 돌리는데 일조했다. 최대집 회장은 취임 전 자유개척청년단 대표를 맡는 등 우파 운동에 주력한 전력이 있다. 이 같은 성향은 취임 후에도 SNS를 통해 드러냈고, 의협의 정책에도 반영되면서 여론과 여당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공공의대 설립 문제를 놓고 강하게 반발하며 총파업을 벌이자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의사들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겨우 회복했던 국민 신뢰를 한 순간에 저버린 것이다.

지난 2월에도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법안이 국회 복지위를 통과하자 의협은 백신 접종을 볼모로 다시 한 번 총파업을 예고했다.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이필수 당선인, ‘투쟁 보다 협상’ 주력…“국민 만족·회원 이익 꾀할 것”

온건 성향의 이필수 당선인이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있다.

그의 과거 이력과 공약을 종합해봤을 때 투쟁 보다는 협상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최대집 집행부 부회장으로서 그동안 수가협상 단장, 문재인케어 저지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제21대 총선기획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부 및 국회 인사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대화가 되는 인물’이다.

특히, 제21대 국회총선기획단장으로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정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현 민생당) 등에 보건의료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한편, 총선에 출마한 의사 출신 후보들을 찾아 응원하기도 했다. 정당과 상관없이 의사 출신 국회의원을 1명이라도 더 배출해 의협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였던 셈이다.

이 같은 점은 선거 주요 공약에서도 드러났다. 이 당선인은 대외협력위원회를 구성해 국회 입법 활동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여러 차례 ‘협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의협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선거 당시 이 당선인의 캐치 프레이즈는 ‘국민에게 존중받는 의협’이었다”면서 “그는 국민께 존중받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인수기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행보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현 집행부와 상의해서 대관 업무를 하고 있다”면서 “여론을 만족시키고 회원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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