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원외처방액 기준 상위 20개 품목 분석…다국적사 제품 ‘저조’
한미 로수젯·HK이노엔 케이캡·LG 유트로핀 등 국내사 제품 ‘급성장’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친 지난 1년. 국내 원외처방액 상위 의약품들의 실적 변화에 시선이 쏠린다.

12일 의약품 시장조사 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외처방액 상위 20개 의약품 중 13개 품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개 의약품의 전체 원외처방액은 늘었다.

이는 국내 제약사의 품목이 약진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미약품의 로수젯(이상지질혈증치료제), HK이노엔의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LG화학의 유트로핀(성장부전치료제)의 성장이 눈에 띈다.

한미약품의 로수젯은 로수바스타틴 성분에 에제티미브 성분을 합쳐 2015년 출시한 LDL-C 강하 복합제다.

올해 1분기 로수젯의 원외처방액은 265억5,000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 228억4,000만 원 대비 16.2%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간 것.

현재 로수젯과 동일성분으로 허가를 획득한 업체는 50개에 육박한다. 한미약품의 시장 선점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는 배경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에제티미브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MSD로부터 판권을 미리 사들여 이미 특허가 만료된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결합해 제품을 출시했다. 에제티미브 특허만료 7개월 전이었다.

당시 한미약품은 오리지널 제품의 복약편의성 개선 수준인 복합제에 대한 임상 3상을 별도로 진행하고 전국 투어 심포지엄까지 열어 의욕을 보였다.

그 결과 2016년 234억7,000만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반열에 이름을 올리더니, 2017년에는 386억 원, 2018년 566억4,000만 원, 2019년 809억9,000만 원, 지난해에는 991억1,000만 원의 원외처방을 끌어냈다.

올해는 원외처방액 1,000억 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의 케이캡 역시 올해 1,000억 원 원외처방을 바라보고 있다. 성장세로 볼 때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P-CAB 기전의 케이캡은 기존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주로 쓰인 PPI 제제의 단점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9년 3월 출시한 국산 30호 신약이다.

올해 1분기 케이캡은 224억8,000만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연간 10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이 약의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할 만하다. 케이캡은 지난해 1분기 145억3,000만 원에서 2분기 162억 원, 3분기 200억4,000만 원, 4분기 217억4,000만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원외처방액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54.7%에 달한다.

LG화학의 유트로핀은 국민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급성장하고 있는 경우다. 성장부전치료제인 이 약은 지난 2019년 12월 급여 대상을 확대하면서 원외처방액이 급격히 늘었다.

기존 급여 기준이던 여자 150cm(골연령 14~15세), 남자 160cm(골연령 15~16세) 미만에서 각각 153cm, 165cm로 대상 환자를 확대한 것.

이후 유트로핀은 지난해 1분기 86억 원, 2분기 89억3,000만 원, 3분기 104억7,000만 원, 4분기에는 180억8,000만 원까지 원외처방액 증가 폭을 늘려갔다.

LG화학의 대표제품인 당뇨병치료제 제미메트 역시 올해 1분기 207억6,000만 원의 원외처방액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업체의 제품들은 급성장했지만, 기존 원외처방액 상위권을 점령하던 다국적제약사 제품들의 올 1분기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원외처방액 선두 비아트리스의 리피토는 지난해 1분기 대비 8% 줄었으며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 또한 7.7% 역성장했다.

이 외에도 사노피의 플라빅스(-7.5%), 길리어드 사이언스 비리어드(-5.0%),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7.4%), 노바티스 엑스포지(-5.8%), MSD 자누메트(-3.5%), 에자이 아리셉트(-7.3%), 아스텔라스 하루날(-6.1%), BMS 바라크루드(-5.1%) 등 다국적제약사 제품들은 원외처방액 감소 경향을 보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영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했지만, 예상보다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며 “국내 업체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내놓은 제품들에 대한 처방의의 신뢰가 높아진 것이 느껴지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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