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다’…노보, 트레시바·리조덱 나란히 매출 1·2위
타이틀 내준 사노피…란투스·투제오 역성장 3·4위로 밀려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인슐린 시장에서 대표 업체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오랜 기간 도전자의 입장에 있던 노보 노디스크가 전통의 강자 사노피를 넘어선 모습이다.

27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1분기 인슐린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제품은 트레시바(인슐린데글루덱)와 리조덱(인슐린데글루덱+인슐린아스파트)으로 나타났다. 두 제품 모두 노보 노디스크의 인슐린 주사제다.

2세대 지속형 인슐린 트레시바는 1분기 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타 제품과의 격차를 벌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85억6,000만 원에서 5.1% 성장한 결과다. 올해는 지난해 기록한 348억7,000만원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시바 다음으로 많은 매출을 올린 인슐린 제품은 리조덱이었다. 이 약은 노보 노디스크가 트레시바와 식사 인슐린 제제인 노보래피트(인슐린아스파트)를 혼합해 2017년 출시한 혼합 인슐린 제품이다.

리조덱은 올 들어 처음 받아든 성적표에서 66억9,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노피의 2세대 지속형 인슐린인 투제오(인슐린글라진)를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 투제오는 64억1,000만 원의 매출로 당시 리조덱(57억 원) 대비 높은 매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약이 1.9% 역성장하는 동안 리조덱은 17.4%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상황이 뒤바꼈다.

결국 트레시바에 이어 리조덱까지 사노피의 인슐린 제품들을 넘어선 모습이다.

 

시장을 조금 더 넒혀서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1세대 지속형 인슐린으로 볼 수 있는 사노피의 란투스(인슐린글라진) 역시 올 1분기 매출이 12.1% 쪼그라들었다. 한때 분기 매출 7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이 약이 신제품들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특허만료 후 출시된 릴리의 베이사글라나 GC녹십자의 글라지아 등 바이오시밀러들은 각각 1분기 매출 1억1,000만 원, 2억 원에 불과해 란투스 판매고의 하락 원인으로 보긴 어렵다.

전체적으로 볼 때 노보 노디스크의 인슐린 제품들은 성장하고 사노피의 제품들이 하락한 셈이다.

사노피가 란투스와 GLP-1 유사체인 릭수미아(릭시세나티드)를 복합해 2018년 출시한 솔리쿠아도 지난해 18억 원에 이어 올해도 18억2,000만 원의 판매고에 그치며 정체된 모습이다.

인슐린 제품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일라이 릴리는 최근 GLP-1 유사체 주사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기저 인슐린 제품인 휴마로그(인슐린리스프로)는 1분기 20억6,000만 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GLP-1 유사체인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는 112억9,000만 원의 판매고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억6,000만 원 보다 15.7% 성장했다.

GLP-1 유사체가 최근 주목받는 당뇨병 치료 기전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제품은 트루리시티가 유일하다. 이 약은 지난해 418억1,000만원의 매출로 국내 주사형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우리나라는 주사형 당뇨약 처방 비중이 경구용 치료제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만 해도 인슐린 치료 비중은 30~40%에 달하지만, 국내는 10% 수준이다.

<메디코파마>와 만난 내과 전문의는 “환자들이 주사제를 당뇨병 치료의 마지노선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 만큼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뜻”이라면서도 “인슐린 등 주사제가 시의 적절하게 처방돼야 한다는 환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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