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온베브지’ 이어 화이자 ‘자이라베브’ 잇딴 도전장
화이자,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이례적’…‘저가 카드’ 나오나
국내 아바스틴 시장 ‘3파전’ 예고…각사 가격 정책에 ‘쏠린 눈’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표적항암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이 국내에서도 바이오시밀러의 도전을 받는다.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업체는 있지만, 정작 처방은 활발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쏠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한국화이자제약의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자이라베브’를 시판허가 했다. 지난 3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베브지’에 이은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의 두 번째 허가다. 자이라베브는 화이자가 국내에 처음 들여온 바이오시밀러다.

현재 아바스틴의 적응증은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교모세포종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자궁경부암 등이다.

여기에 최근 허가 받은 간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의 병용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

두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아바스틴의 모든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는 적응증 외삽(Indication Extrapolation) 제도에 의한 것이다.

적응증 외삽은 바이오시밀러가 임상연구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적응증 중 하나라도 동등성을 입증하면 나머지 적응증까지 모두 허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식약처도 적응증 외삽 허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에 국가별로 따로 운영하던 외삽 가이드라인이 국내 주도로 만들어진 국제 심사기준에 의해 통일됐기 때문.

실제로 자이라베브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82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를 통해 동등성 입증 결과만으로 모든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 약은 지난 2019년 유럽과 미국에서도 모든 적응증에 대한 허가를 얻었다.

삼성의 온베브지 역시 비소세포폐암 환자 763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아바스틴과의 동등성을 입증한 후 지난해 8월 유럽 허가를 획득했다.

이제 관심은 그동안 국내에서 힘을 못쓰던 바이오시밀러의 활약 여부다.

한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의 약가 차이는 크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오리지널 약의 처방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바이오시밀러로 알려진 셀트리온의 ‘램시마(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오리지널 가격의 94.6%에 달한다.

이는 제도상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국민건강보험 영향권 내에서 출시할 때, 가산여부에 따라 오리지널의 특허만료 전 가격의 70~80%에서 책정된다. 이때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의 가격 산정도 동일한 방법을 따른다.

문제는 약가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내 특성 때문에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을 낮추는 데 인색하다는 점이다.

이 여건 속에서도 화이자가 국내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아바스틴 시장의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화이자는 유럽·미국 등에서 저가 정책을 통한 바이오시밀러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저가 바이오시밀러 전략을 취한다면 기존 화이자의 항암제 영업망을 이용해 점유율을 대폭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아바스틴은 국내에서만 연간 12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블록버스터 항암제다. 올해 1분기 아이큐비아 기준 매출액만 286억9,000만 원에 달한다.

바이오시밀러의 급여 출시로 인해 향후 약가가 인하되더라도 시장 규모는 1,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베바시주맙이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 병용요법을 통해 간세포암 등에서 인상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빠르게 허가를 획득한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시장 확대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송찬우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은 자이라베브 출시를 알리면서 “자이라베브는 미국, 유럽 모두에서 허가를 받은 유일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로 그 효과와 안전성이 인정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암종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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