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 편의성·안전성 옵션 장착 큐시미아, 종근당과 맞손 ‘적중’
올 판매고 59억원으로 37% ‘확대’…삭센다는 25% 쪼그라들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비만약 큐시미아의 매출이 삭센다의 턱 밑까지 쫓아왔다. 지난해 1분기 두 배 이상 차이나던 두 약의 격차가 올해 들어 8억 원까지 좁혀진 것이다. 복용 편의성과 안전성 옵션을 장착하고 출시 1년 만에 빠르게 시장을 확대한 결과다. 큐시미아가 삭센다를 제치고 비만 치료제 시장 선두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3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들었다.

이 중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는 67억 원으로 비만약 시장 1등을 지켰다. 하지만, 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23억 원(25.2%) 감소하면서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반면,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성분명: 펜터민+토피라메이트)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1분기 43억 원에서 올해 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2%(16억 원) 증가하면서 삭센다의 뒤를 바짝 쫓았다.

실제로 두 제품은 지난해 1분기 매출이 두 배 이상 차이났으나 올해는 약 8억 원까지 좁혀진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2~3분기 실적이다. 비만치료제의 특성상 이 기간 판매고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약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큐시미아는 어떻게 삭센다를 따라잡았을까.

일단 큐시미아는 안전성과 효능 검증을 마쳐놓은 상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 받은 비만 치료제 중 가장 높은 체중감량 효과를 보여준 것.

지난 2018년 JAMA 6월호에 실린 미국 아이오와의대 로한 케라(Rohan Khera)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큐시미아는(8.8kg)는 삭센다(5.3kg), 콘트라브(5.0kg), 벨빅(3.2kg) 등 경쟁 약물 대비 효과에서 앞섰다.

가격도 이 약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큐시미아는 성분 함량에 따라 4가지 약물(3.75/23, 7.5/46, 11.25/69, 15/92mg)로 구성돼 있는데 정당 가격 모두 4,000원으로 책정됐다.

초반 저용량에서 점차 용량을 늘려가며 장기 복용해야 하는 비만약의 특성상 동일한 가격 책정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 용량 증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경구 비만약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펜터민 제제 사용 후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되고 있다.

펜터민 제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마약류통합관리법에 따라 최대 3개월까지만 처방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 성분 제제가 잘 맞는 환자들의 경우 큐시미아가 최적의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종근당과의 공동판매도 시너지를 냈다. 푸링과 푸리민 등 비만약을 보유한 알보젠코리아와 종근당의 영업력이 결합하면서 초기에 빠르게 시장 확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2019년 11월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부터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영업·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 경구 비만약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이 발암 이슈에 휘말리며 시장에서 퇴출, 큐시미아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예상도 바로 적중했다.

익명을 요구한 비만연구의사회 관계자는 “펜터민이나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조합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3개월 이후 큐시미아로 갈아타는게 일반적”이라며 “향정약이 잘 맞는 환자군의 경우 삭센다보다는 큐시미아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한 알만 복용해도 되는 큐시미아의 경우 편의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게 환자들의 반응이다”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주사 형태로 맞아야 하는 삭센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줄어드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