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상승’ 영업익은 ‘지지부진’…70% 넘는 상품 비중 고민
연구개발 통한 체질 개선 움직임…작년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
韓·美 희귀약 지정 ‘JPI-547’…ASCO 앞두고 기술수출 기대감

사진=제일약품 본사 전경(제공: 제일약품)
▲ 사진=제일약품 본사 전경(제공: 제일약품)

제일약품이 보유한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물이 공개 초읽기에 들어갔다. 만약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다면, 상품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로 인해 그동안 저평가됐던 이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부문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오는 4일부터 8일(미국 동부시간 기준)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할 예정인 표적항암제 ‘JPI-547’ 임상 1상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후보물질이 시장의 주목을 끄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올해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이달 2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논문 초록집을 통해 공개된 JPI-547 임상 1상 유효성 평가(고형암 환자 39명 대상) 데이터도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초록에 따르면 난소암,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 환자 11명에서 부분 반응(암세포 종양이 30% 이상 감소)이 확인됐다.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던 환자 5명 중 1명은 종양 크기가 37% 감소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그동안 번번이 기대감에 그쳤던 JPI-547의 기술수출이 이번 ASCO를 계기로 구체화 되는 것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일약품이 JPI-547를 등에 업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제일약품은 지난해부터 신약개발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해 5월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고,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일약품은 JPI-547과 JP-1366(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등 2개의 파이프라인을 온코닉 설립 4개월 만에 이전하고, 올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75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회사는 자체 R&D 투자 역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는 242억 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8%(221억 1,000만 원) 늘었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1분기 77억 6,000만 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8%(49억 5,000만 원) 증가한 수치다.

시장 평가도 나쁘지 않다. 상품 의존도가 70%가 넘는 경직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그동안 인색한 평가를 받았던 내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제일약품의 연매출은 도입 상품의 처방 확대로 2018년 6,270억 1,000만 원, 2019년 6,714억 4,000만 원, 2020년 6,913억 2,000만 원으로 매년 늘고는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의 외형 규모에 비해 성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까닭인 것.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ASCO 초록에 공개된 JPI-547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적지 않아 보인다”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췌장암을 비롯해 여러 고형암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된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발표되는 임상 1상 전체 데이터가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기술수출과 특례상장의 현실화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업계로부터 합격점을 받게 되면 회사 측이 계획 중인 미국과 한국에서의 임상 2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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