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질환’ 인식 확산…매년 급증하는 환자수와 진료비
코로나가 ‘쏘아올린’ 틈새시장……대표 품목 매출 증가세 뚜렷
고령화·비대면은 시대적 추세…“성장 잠재력 큰 블루오션 영역”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사회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환자 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불면증 치료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수면 장애 문제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 20만 7,000명에 불과했던 진료 인원은 2019년 63만 5,265명으로 12년 만에 206.9% 증가했다. 진료비도 107억 원에서 1,053억 원으로 9배(884.1%) 가까이 늘었다. 작년에는 상반기에만 진료 인원이 38만 9,795명에 달해 진료 인원과 진료비 모두 기록을 새롭게 쓸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처럼 환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불면증 치료제의 매출 역시 비례해 증가하는 모양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는 향정신성 약물(졸피뎀) ‘스틸녹스(한독)’는 2016년 70억 원, 2017년 72억 원, 2018년 80억 원, 2019년 85억 원, 2020년 90억 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뒤를 잇는 ‘졸피드(한미약품)’ 역시 같은 기간 동안 39억 원, 40억 원, 43억 원, 45억 원, 48억 원으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비향정신성 품목들도 이 같은 흐름을 그대로 따라갔다. 대표 품목인 ‘서카딘(멜라토닌/건일제약)’은 2016년 40억 원에서 지난해 72억 원, ‘사일레노(독세핀/HK이노엔)’는 5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연매출이 80% 증가했다.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수면유도제 역시 조금씩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가 20~25억 원대에 불과하고, 각 품목별 매출액도 크지 않지만 코로나19 이후 기존 구매 환자뿐만 아니라 신규 환자들이 진입하면서 볼륨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디펜히드라민 성분인 ‘쿨드림’(GC녹십자, 매출 2억4,000만원, 성장률 14.3%↑), ‘슬리펠’(한미약품, 3억8,000만원, 18.8%↑), ‘제로민’(한솔신약, 7천900만원, 38.6%↑), 독시라민 성분의 ‘아론’(알리코제약, 6억4,000만원, 10.3%↑), 생약제제인 ‘레돌민’(광동제약, 2억1,000만원, 8.7%↓) 등이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광동제약의 레돌민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지난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

업계에서는 국내 수면약 시장 규모가 여타 만성 질환 치료제에 비해 턱없이 작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보고 있다.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삶의 질에 관심이 높은 중장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이들이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5~2019년 전체 수면 장애 환자 중에서 40~80대 이상의 비율은 83.6%, 83.7%, 84.5%, 84.6%, 84.9%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청년층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점도 수면약 시장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면약을 판매하는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빨라지고 있는 고령화 추세와 코로나19로 갑자기 찾아온 비대면 시대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중장년층이 과거와 달리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불면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려는 분위기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뚜렷해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30대 역시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생활 리듬 붕괴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수면 장애를 개선하고자 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 영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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