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영역 확장하는 키트루다-옵디보…FDA 1차 치료제 잇따라 허가
암젠 베마리투주맙, 기대주 등극新 기전 장착, 위암 시장 접근
에이치엘비, 항서제약 캄렐리주맙과 병용 ‘승부수’…기사회생 하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더딘 발전을 보이던 위암 치료 영역에서 최신 의약품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바이오업체들도 위암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관심이 쏠린다.

위암은 동양인 환자가 많은 대표적인 암종이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8년 발생한 전체 암 환자(24만3,837명)를 24개 암종으로 나눈 기준에서 전체 암 가운데 위암 환자(2만9,279명)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10만 명 당 45.5명(2018년 1만9,865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날 만큼 위암에 취약한 모습이다.

세계적으로도 위암 발생은 연간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위암 분야는 혁신적이라고 볼 수 있는 치료제 개발마저 더딘 상황이다.

현재 표적치료제는 시장에 나와 있다. 2010년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이 HER2 변이 양성 위암 1차 치료제로 등장했고 2015년에는 사이람자(성분명 라무시루맙)가 2차 치료제로 국내 승인을 획득했다.

다만 두 약은 화학치료제와 병용요법으로 쓰이며 이마저도 화학치료제 단독요법 대비 2개월여의 전체생존기간(OS)이 늘어난 게 전부다.

이후 면역항암제가 위암 정복을 위해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이 약 역시 타 암종에서 보여준 효과 만큼 획기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면역항암제가 미국, 유럽 등 빅마켓에서 잇따라 위암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고 있다.

≫ FDA, 위암 1차 치료제에 ‘면역항암제’ 잇따라 승인

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지난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면역항암제 처음으로 위암 1차 치료제 적응증을 따냈다.

옵디보와 플루오로피리미딘 및 백금 함유 화학치료제 병용요법으로 대상은 전이성 및 진행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암이다.

승인은 CheckMate-649 연구결과가 기반이 됐다. 임상에는 전이성 및 진행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암 환자 1,581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PD-L1 CPS(combines positive score) 5 이상인 환자군(955명)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의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옵디보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7.7개월, 전체생존기간 14.4개월로 나타났으며 화학요법군은 각각 6.0개월과 11.1개월이었다.

PD-L1 CPS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분석한 추가적인 효능 연구에서도 옵디보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은 13.8개월로 화학요법군의 11.6개월 대비 2.2개월 개선을 보였다.

옵디보는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의 3차 치료제로서 2018년 국내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후 4차 치료제까지 허가사항을 확대하는 등 위암에서는 면역항암제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면역항암제인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도 위암에서 성과를 냈다. FDA는 5월 키트루다와 화학치료제의 병용요법을 HER2 양성 위암과 위-식도접합부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FDA는 2024년 완료를 목표로하고 있는 KEYNOTE-811 연구의 중간결과를 기반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732명의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가 등록된 이 연구는 키트루다·허셉틴·화학요법 병용군과 허셉틴·화학요법 병용군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간결과에 따르면 독립중앙심사위원회가 평가한 결과 키트루다 병용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77%로 비교군의 52% 대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반응률은 키트루다군 11%, 비교군 3.1%, 부분반응률에서는 각각 64%와 49%였다. 반응지속기간 또한 키트루다군이 10.6개월로 비교군 9.5개월에 비해 효과적이었다.

최근 진행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에서는 해당 임상 데이터가 대외적으로 공개됐다.

발표에서 연구팀은 “HER2 양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현행 표준치료에 키트루다를 추가했을 때 객관적 반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고 이상반응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암젠 후보물질 ‘베마리투주맙’ 관심…新 기전 장착, 시장 접근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위암 치료제 후보물질 가운데는 암젠의 베마리투주맙이 눈에 띈다. 베마리투주맙은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섬유 모세포 성장인자 수용체(FGFR)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위암 환자가 HER2 음성일 경우 FGFR의 한 형태인 FGFR2b가 과도하게 활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베마리투주맙은 FGFR2b를 표적으로 잡고 이를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지난 4월 FDA는 이 약을 혁신 치료제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임상 2상인 FIGHT 연구가 기반이 됐다. 연구에서 베마리투주맙·화학치료제 병용요법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9.5개월로 화학치료제 단독요법 7.4개월 대비 2.1개월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ASCO 2021에서 발표된 전체생존기간 데이터에서도 베마리주투맙군은 19.2개월로 비교군의 11.1개월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 K-바이오, 혁신 위암약 개발 눈독…병용요법 ‘승부수’

국내 바이오기업의 위암 치료제 연구개발도 한창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이다.

에이치엘비는 2019년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공시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까지 받은 바 있다. 1차 평가변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임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처럼 홍보했다는 의혹인 것이다.

FDA도 해당 연구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급락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리보세라닙의 임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하는 임상 3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것. 캄렐리주맙의 국내 개발 및 판권은 우리나라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중국과 한국에서 88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두 약의 병용요법에 대한 위암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엿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진행 중인 화학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은 2차 라인 약으로 개발 중이다.

한편, 국내에서 에이치엘비 외에도 최근 JW중외제약, 일동제약(아이디언스), 이뮤니스바이오 등이 아직은 임상 초기지만, 우리나라에서 위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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