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린파자·다케다 제줄라, 1차 유지요법 약가협상 돌입
글로벌 PARPi 시장, 전립선암 주목…린파자·루브라카 ‘선두’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 계열 항암제들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적응증의 경우 국내에서도 환자 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시장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와 다케다제약의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가 난소암 1차 유지요법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정부와 약가협상에 돌입했다.

현재 린파자의 난소암 단독사용 적응증은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새로 진단된 진행성 BRCA 변이 고도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성인 환자의 유지요법 ▲2차 이상의 백금기반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고도 상피성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포함) 성인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 등이다.

린파자는 지난 2017년 난소암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서 이미 급여권에 진입한 상태다. 이번 급여 확대 대상은 정 제형의 린파자로 기존 캡슐 제형이 갖고 있던 2차 이상 치료에 1차 유지요법이 추가됐다.

제줄라 역시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포함) 성인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 ▲2차 이상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고도장액성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포함) 성인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 등으로 허가돼 있다.

린파자와는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차이다. 제줄라의 2차 이상 치료는 2019년부터 BRCA 변이 환자로 국한돼 급여가 적용됐다.

이번 제줄라의 1차 유지요법 급여 확대 신청은 BRCA 변이 양성 환자들로 이뤄졌다. 결국 약가협상을 통해 린파자와 제줄라 모두 급여권에 진입한다면, 1차 유지요법에서 두 제품의 적응증은 같게 된다.

그간 2차 치료제에서 두 제품의 적응증이 다르고 시장이 크지 않아 본격적인 경쟁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이번 1차 유지요법 급여화가 국내에서도 두 제품의 본격적인 경쟁이 이뤄지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산부인과)는 “난소암은 1차 치료부터 유지요법을 통해 질병 진행을 억제하고 재발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이미 국내 및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PARP 억제제를 통한 1차 유지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PARP 억제제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초기부터 더욱 적극적인 질환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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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전립선암 분야에서 PARP 억제제가 뜨겁다.

린파자는 지난해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허가를 획득했다. BRCA 변이를 포함하는 상동 재조합 복구(HRR)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탄디(엔잘루타미드),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등 기존 치료 후에도 증상 진행 시 사용 가능한 적응증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도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승인을 획득했는데 적응증이 BRCA 변이 양성 환자로 국한돼 FDA 허가보다 범위가 좁았다.

두 승인 모두 임상 3상인 PROfound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는 린파자군과 자이티가, 혹은 엑스탄지 투여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연구 결과 투여그룹의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rPFS)이 평균 7.4개월로, 대조군의 3.6개월 대비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질병 진행 및 사망위험은 66% 낮췄다.

BRCA 변이, 혹은 ATM 변이 양성 환자군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8% 낮췄으며 무진행 생존기간 역시 9.8개월로 대조군의 3.0개월을 크게 앞섰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린파자의 치료순서를 앞당기기 위한 PROpel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차 치료제로서 린파자와 자이티가, 엑스탄디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에서도 린파자의 전립선암 적응증 확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ROfound 연구 결과가 받쳐 주고 있는 만큼 빠른 승인이 예상된다.

클로비스온콜로지의 PARP 계열 치료제 루브라카(성분명 루카파립) 역시 린파자와 비슷한 시기에 FDA 허가를 획득했지만,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제줄라의 경우 전립선암 치료제로서 2019년 FDA의 신속승인 검토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안드로겐 차단요법이나 화학치료에도 질환이 계속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인 GALAHAD 연구에서 제줄라군은 BRCA 변이 양성 환자에게 객관적 반응률이 41%로 나타났다.

화이자의 PARP 억제제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 역시 임상 2상인 TALAPRO-1 연구 중간결과에서 전체 환자에게 객관적 반응률 25.6%, BRCA 변이 하위분석에서 50.5%를 입증했다.

현재까지는 린파자가 앞서나가는 모습이지만, 타 PARP 억제제가 잇따라 전립선암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린파자의 유럽 전립선암 허가 당시 데이브 프레드릭슨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은 “린파자는 방사선학적 PFS를 3배 이상 높였으며 BRCA 양성 거세 저항성 남성 환자에게 새로운 호르몬제제(자이티가·엑스탄디 등)에 비해 생존 이점을 보인 유일한 PARP 억제제”라며 “이번 승인은 BRCA 검사가 이제 전립선암 진단 및 치료 결정에 중요한 단계가 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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