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백금기반 보조 화학요법, 독성이 효과 넘어…‘득 대신 실’
임핀지 추가 선행 요법, 삼중 음성 환자 효과…‘사각지대’ 해소하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삼중음성(Triple-Negative) 유방암의 선행 화학요법(Neoadjuvant Chemo)과 수술 후 보조 화학요법에 대한 2가지 논문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 한계와 희망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두 가지 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와 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 HER2가 모두 없는 유방암을 뜻한다. 문제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데다 재발과 전이도 빈번해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라는 것.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효과를 확인했지만, 아직 환자 접근성이 갖춰지지 않아 화학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에서는 삼중음성 유방암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왔다.

<메디코파마>는 삼중음성 유방암 가운데서도 ‘선행 화학요법’과 ‘수술 후 보조 화학요법’에 관련한 발표에 주목했다.

≫ “백금기반 화학요법의 수술 후 보조 사용, 득 보다 실"

수술 후 보조 화학요법은 잔존 암을 없애 재발을 막아줄 수 있는 역할로 사용되고 있다. 선행화학요법 역시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 범위를 좁히고 암세포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유방암 영역에서 흔히 쓰이는 치료법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Vanderbilt University) 잉그리드 메이어 박사 연구진은 이번 ASCO 2021에서 선행 화학요법을 사용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후 백금기반 보조 화학요법이 효과가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해당 논문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도 게재된 바 있다(https://ascopubs.org/doi/full/10.1200/JCO.21.00976).

연구는 선행 화학요법 후 잔존암이 1cm 이상인 2기 또는 3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중 400명의 환자는 2015~2021년 동안 백금기반 화학요법(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 혹은 카페시타빈(상품명 젤로다)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후 수술 후 보조요법을 진행했다.

이 연구는 카페시타빈을 이용한 수술 후 보조요법을 표준으로 두고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임상으로 디자인됐다.

20개월의 추적 결과 백금기반 화학요법군의 3년 침습적무병생존율(iDFS)은 42%, 카보시타빈군은 49%로 나타났다.

3등급과 4등급에 해당하는 독성 문제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백금기반 화학요법은 삼중음성 유방암의 하위 집단에 관계 없이 선행 화학요법 후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하지 않았으며 더 심각한 독성 문제만을 드러냈다”며 “이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의 수술 후 보조적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카보플라틴 등 백금기반 화학요법의 사용은 의사의 재량에 따른 선택 사항이다.

≫ 선행 화학요법 + 더발루맙, '사각지대' 해소하나 

또 다른 연구는 초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선행 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상품명 임핀지)을 추가했을 때의 결과를 담고 있다(https://meetinglibrary.asco.org/record/196389/abstract).

올해 ASCO 2021에서 발표된 GeparNUEVO 임상 2상 연구는 종양 침윤성 림프구(TIL)를 기준으로 환자를 3종(낮음·중간·높음)으로 구분해 2016~2017년 174명의 환자를 위약군과 더발루맙군으로 나눠 진행했다.

이 연구의 1차 목표점은 병리학적 완전관해(pCR)였으며 2차 목표점으로는 침습적무병생존율과 원거리무전이생존율(DDFS), 전체생존율(OS)을 설정했다.

연구 결과 더발루맙군의 완전관해는 53.4%, 위약군은 44.2%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ASCO 발표를 맡은 시빌레 로이블 독일 유방암그룹 회장은 “전체 결과가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위그룹 분석에서 더발루맙에 더 많이 노출된 환자가 완전관해에 더 많이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양 침윤성 림프구가 높거나 젊은 환자에게서 더발루맙 추가는 이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초기 2주간 더발루맙 단독투여를 추가로 한 하위그룹의 완전관해 비율은 61%로 이 과정이 없었던 환자의 41.4%보다 높게 나타나며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다.

42.2개월 추적관찰 결과에서는 총 34건의 침습적무병생존을 기록했다. 이 중 12건이 더발루맙군에서 나왔다. 3년 침습적무병생존율은 더발루맙군 84.9%, 위약군 76.9%로 나타났다.

연구 3년 시점에서 원거리무전이생존율은 더발루맙군 91.4%, 위약군 79.5%를 보였으며 같은 기간 전체생존율은 각각 95.1% 83.1%였다.

시빌레 로이블 회장은 “더발루맙군에서 더 나은 침습적무병생존율 결과를 보였다. 특히 완전관해 측면에서 효과가 좋았다”며 “2차 목표점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더발루맙군에서는 사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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