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염학 권위자 김우주 교수가 꼽은 안전한 나라 10선
캐나다·뉴질랜드·호주·북유럽·미국령·싱가포르 등 10개국
“인구 밀집 낮고 국가 통제력 강해…방역 수칙은 지켜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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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올 여름 다시 열린다. 이달부터 해외 여행자의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이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르면 7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라면 자가 격리 없이 일부 국가에 한해 단체 해외여행도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여행업계와 항공업계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실제로 홈쇼핑에서 1년 넘게 자취를 감췄던 해외여행 상품이 최근 브라운관에 등장하자 ‘매진’까지 기록할 정도다.

국내 항공사들도 운항 재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자에 대한 격리 면제를 공식 발표하면서 앞다퉈 노선 확대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여행하기 안전한 나라’는 어디일까.

<메디코파마>는 국내 최고 감염학 전문가인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와 함께 백신 접종 후 안전한 해외여행지를 알아봤다.

해외 여행지 선정은 ▲ 코로나19 발생률 ▲ 백신 접종률 ▲ 거리두기 상황 ▲ 국가 통제력 등을 고려했다.

≫ 정치·복지 선진국 ‘북유럽’, 방역도 모범국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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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복지 선진국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은 방역 모범국으로도 손꼽힌다. 이 중 노르웨이와 덴마크, 핀란드, 스위스, 아이슬란드를 여행지로 추천했다.

이들 국가는 인구 밀집도가 낮은 데다 코로나19 감염도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활발한 백신 접종으로 인해 최근 들어 사망자도 감소하면서 여행하기 최적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스칸디나비아의 부자나라로 꼽히는 노르웨이는 최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전국적인 확산세는 큰 틀에서 잡혔으며, 소규모 지역 감염에만 잘 대응하면 된다는 분석이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의 감염관리부 수석 의사인 프레벤 아비츠랜드는 최근 트위터에 병원 입원율 자료를 근거로 “노르웨이의 코로나 팬데믹은 이제 끝났다”고 밝힌 바 있다.

노르웨이는 코로나 대유행 이래 유럽에서 가장 낮은 감염률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인구 밀도가 낮고, 다른 북유럽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고립된 데다,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일 때마다 단호한 대처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백신 접종도 순항 중이다. 6월 21일까지 인구의 40.53%가 1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26.92%는 접종을 완료했다.

≫ 접종률은 낮지만 확진자는 ‘0명’, 뉴질랜드·호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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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교수는 뉴질랜드와 호주도 최적의 여행지로 꼽았다.

뉴질랜드의 백신 접종은 도입 속도에 더딘 편이다. 지난 2월에 접종을 시작했지만 6월 말 현재, 1차 접종자는 인구의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접종 완료자도 6.73%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를 안전한 여행지로 꼽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102명을 기록하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초기부터 강하게 대응했다.

7주 동안 학교와 공공시설, 대부분의 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영주권자를 제외한 모든 입국을 차단하는 등 자국의 감염 확산을 막았다.

그 결과, 현재 이 나라는 지난 6월 8일부터 21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수가 28명에 불과했다. 초기 강력 대응으로 감염 확산 차단에 성공하면서 현재는 해외 입국자 관리만 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구 밀도가 현저히 낮은 편이다. 국가의 강한 통제력에 지역 감염 발생도 거의 없는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진 뉴질랜드가 여행하기 좋은 나라라는 설명이다.

호주 역시 뉴질랜드와 비슷하다. 호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가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2차까지 모두 완료한 인구는 3.39%에 불과하다. 하지만 6월 말 기준, 1주일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평균 10명대 안팎이다.

뉴질랜드와 마찬가지로 소규모 감염이 확산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봉쇄령을 내리며 감염 확산을 차단한 결과다.

실제로 최근 인도에서 귀국하려는 호주인의 입국을 잠정 금지하는 등 신종 감염병의 자국 유입을 적극적으로 막았다.

호주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김우주 교수가 코로나19 시대 안전한 여행지로 꼽은 이유다.

≫ 인구의 70%가 백신 맞은 나라 ‘캐나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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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가 선정한 다음 여행지는 캐나다다. 이 곳은 앞서의 다른 국가와 달리 확진자수는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인구 밀집도가 낮은 데다 백신 접종률이 순항을 이루면서 안전한 여행지로 꼽혔다.

캐나다는 6월 21일 기준, 지난 1주일 동안 평균 90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4월 3차 유행 정점 때보다 70% 감소한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강력한 방역 수칙 시행과 함께 백신 접종이 빠른 속도로 진전된 것에 따른 결과다.

캐나다는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이 67.0%로 높은 편이다. 2차도 19.7%에 달한다(6월 말 기준).

≫ 관광객 적극 유치 중인 미국령 ‘괌·사이판’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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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교수는 현재 우리 정부가 여행안전권역 시행을 논의 중인 괌과 사이판도 믿고 갈 수 있는 여행지로 꼽았다.

사이판은 지난달 말일 기준, 1주일 동안 신규 감염자가 0명이었으며, 괌은 7일 평균 8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해당 지역은 섬이라는 특성상 외부 유입만 차단하면 지역 내 감염 확산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이 두 지역은 5월 15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는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문객 격리 지침도 개정했다.

항공업계와 여행업계가 앞다퉈 괌·사이판 여행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다만, 김 교수는 가급적이면 지역 내에서의 이동 보다는 리조트 안에 머물면서 휴양을 즐기길 추천했다.

≫ 접종률의 싱가포르, 통제력의 라오스 가까운 亞 2개국

김우주 교수는 아시아 국가 중에 싱가포르와 라오스를 안전한 여행국가로 꼽았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높은 편이며, 라오스는 국가 통제력이 뛰어나 여행하기 안전하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 등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현재 1차 접종을 마친 인구가 60%에 달하며 접종 완료자는 37%로 앞서의 다른 국가 보다 접종률이 높아 여행지로 추천했다.

반면, 라오스의 백신 접종률은 떨어지는 편이다. 라오스는 1차와 2차 접종률이 인구 대비 각각 10.5%, 6.3%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가 이 곳을 여행지로 꼽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라오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약 한 달 간의 선제 락다운(Lockdown)을 통해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던 나라다. 지난해까지 누적 확진자가 41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4월 신년 연휴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1,28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라오스 정부는 곧바로 락다운에 들어갔고, 그 결과 최근 지난 1주일 동안 발생한 환자수는 평균 6명에 그쳤다.

라오스 정부의 강한 통제력이 감염 확산을 차단한 셈이다.

김우주 교수는 5일 <메디코파마>와의 통화에서 “인구 밀집도가 낮고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적으면서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지는 국가를 위주로 선정했다”며 “다만, 현지에서도 가급적이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 보다는 휴양지 위주로 다녀야 하며 마스크는 꼭 착용해야 한다. 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휴양만 할 경우 감염 위험은 줄어든다. 공항 내 이동 시 방역 수칙만 잘 지킨다면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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