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한 빅마켓보다 동남아·중동 진출 우선…차별적 행보
성장 잠재력 상당…시장 선점 성공하면 수혜 가능성 높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에서 중동지역까지 영역을 넓혀 가면서 회사의 미래 캐시카우로 키워내려는 모습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 대부분이 빅마켓에 집중한 것과 달리 틈새시장을 선택한 이 회사의 전략이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종근당이 2세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네스벨프리필드시린지주(이하 네스벨)’의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9년 말 일본을 시작으로 지난해 동남아 3개국(대만, 베트남, 태국), 최근 중동 6개국(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까지 수출 국가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특이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시장 규모가 큰 국가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 격화로 시장 안착과 수익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빅마켓보다는 틈새시장을 먼저 선점해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실제로 종근당이 가장 먼저 진출에 성공한 일본은 오리지널 제품인 네스프의 전 세계 시장 규모(3조 5,000억 원) 중 약 15%(5,500억 원)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유망한 시장이지만 경쟁 업체가 많지 않다.

특히 일본 시장에 조기 진입한 업체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수혜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의료비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종근당이 첫 진출 국가로 일본을 지목하고 공을 들인 배경이다.

지난해 9월 미국 글로벌 제약회사 알보젠의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로터스(Lotus International)와 손잡고 대만,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3개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7조 원에 육박하는 의약품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높은 경제 성장률과 인구 고령화로 인해 매년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종근당이 자리를 잡는다면 그 실익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2번째로 시장 규모가 큰 태국도 마찬가지다. 매년 의약품 수요가 두 자릿수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데다 의약품의 해외 의존도도 높아 시장 안착이 곧 수익과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새롭게 수출국에 이름을 올린 중동 6개국도 성장 잠재력이 큰 곳으로 통한다.

다만 중동 지역에서 네스벨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할랄(Halal) 인증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오는 2024년 할랄 인증을 전면 의무화하기로 한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따르는 중동 국가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아직까지 할랄 인증에 대한 밑그림을 세밀하게 그려놓고 있지는 않은 모양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에 네스벨 수출국에 이름을 올린 중동 6개국은 의약품에 대한 할랄 인증이 필수는 아니다”라며 “현지 파트너사와의 계약 관계를 기반으로 수출이 진행될 예정인 만큼 할랄 인증 획득과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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