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군 잇딴 유효성 입증 실패…개발 기대감은 ‘바닥권’
백신 접종 증가 및 변이 출현…국산약 경쟁력 확보 ‘첩첩산중’
국내 조건부허가도 녹록지 않아…“해외시장 공략은 먼 얘기”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약물재창출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후보군들이 연이어 실망스런 결과물을 내놓고 있어서다.

임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개발사에 대한 기대감도 확연히 줄고 있는 모양새다.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근 유행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치료 효과가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개발 중인 토종 치료제들이 난관을 딛고 상용화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풍제약이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결과가 공개된 뒤 후폭풍이 거세다. 그동안 시장의 기대감이 높았던 약물인 만큼 1차 목표점을 달성하지 못한 여파가 증폭되는 모양새다.

앞서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 개발사들마저 실망스런 결과지를 내놓은 터라 약물재창출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개발사 대다수가 추가 임상을 통해 가치를 입증해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의미있는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시장의 기대감을 누른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되고 있지만 부차적인 원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국산 약 개발 성공에 배팅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각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국내 업체가 집중하고 있는 경구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작년과 달리 개발이 녹록지 않다는 인식이 이제는 시장 전반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는 얘기다.

임상 규모도 토종 치료제의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임상 참여자 수가 대부분 100여명 안팎인 데다 설령 국내에서 조건부허가를 받는다 해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을 또 다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변이 바이러스 치료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알파형(영국), 베타(남아공), 감마(브라질), 델타(인도)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데 초기 바이러스로 임상을 수행하고 있는 토종 치료제 후보군들이 과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것.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셀트리온 렉키로나주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러한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회사는 각 변이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조건부허가가 개발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은 대부분 식약처 조건부허가를 받아내기 위한 용도다”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효과까지 추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 증가로 국내외 임상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다 투입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발사들이 어려움을 감수하고 긴 호흡으로 끝까지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갖추고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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