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연 서울의대 교수, NGS 검사 등 NTRK 진단 필요성 강조
“비트락비, 대상 환자 적지만 효과 드라마틱…강한 옵션 추가”

사진 설명=13일 오도연 서울의대 교수는 바이엘코리아 주최로 열린 온라인 미디어세미나에 연자로 나와 NTRK 융합으로 인한 종양 발생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전체 고형암 환자에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 설명=13일, 오도연 서울의대 교수는 바이엘코리아 주최로 열린 온라인 미디어세미나에 연자로 나와 NTRK 융합으로 인한 종양 발생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전체 고형암 환자에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전자에 따른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모든 고형암 환자에게 특정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관심을 끈다. 유력한 최신 유전자 검사법이 이미 국민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해 있는 등 여건도 갖춰져 있어 실현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13일 오도연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종양내과)는 바이엘코리아 주최로 열린 온라인 미디어세미나에 연자로 나와 “NTRK(Neurotrophic receptor tyrosine kinase) 융합으로 인한 종양 발생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전체 고형암 환자에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사로 발견할 수 있는 NTRK 융합 양성 환자는 소수지만, 반응률이 높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 옵션이 추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NTRK 융합은 NTRK 유전자가 다른 유전자와 합쳐져 TRK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TRK 융합 단백질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며 어느 부위에서든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NTRK 융합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를 잇따라 출시했다. 바이엘의 비트락비와 로슈의 로즐리트렉(성분명 엔트렉티닙)이 대표적이다.

이들 항암제는 NTRK 융합으로 발생한 고형암 환자라면 발생 종양의 위치와 상관 없이 사용 가능하다. 이른바 ‘암종불문항암제(Tissue-agnostic approach)’인 것.

이날 오도연 교수는 비트락비 치료의 임상 결과에 대해 소개했다.

Adults phase1, NAVIGATE, SCOUT 등 3 가지 임상에는 생후 1개월부터 성인까지 12종의 고형암을 가진 55명의 NTRK 융합 양성 환자가 참여했다. 그 결과 암종에 상관없이 80%라는 높은 객관적반응률(ORR)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장기적 효능 및 안전성 분석 평가를 위해 159명까지 확장한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비트락비는 79%의 객관적반응률과 16%의 완전반응률(CR), 63%의 부분반응률(PR)을 보였다. 이 결과 역시 암종이나 연령에 관계 없는 일관된 효과였다.

오도연 교수는 “해당 연구 결과를 봤을 때 암종이나 연령별로 효과가 평이하다고 보는게 맞다”며 “다만 환자 수가 늘어나면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데이터가 아직 더 쌓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실제 비트락비 처방 경험도 전했다.

그는 “NTRK 융합 양성인 갑상선암 환자였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는데 암 진행이 많이 됐다. 특히 폐 전이가 심했다”며 “2017년 9월 비트락비 치료를 시작했는데 여전히 CR 상태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우려했던 이상반응도 거의 없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비트락비와 로즐리트렉은 국민건강보험 급여 진입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 있다. 지난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속도를 붙이고 있는 상황.

다만 이들 치료제가 급여화 되더라도 NTRK 융합 양성 환자를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오도연 교수가 모든 고형암 환자에게 NTRK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국내에서 NTRK 융합을 검사하는 방법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형광동소보합법(FISH),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 면역조직화학분석(IHC) 등이 있다.

특히 임상 연구 등에 주요하게 사용된 검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이다. 유전체를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나눈 뒤 각각의 염기서열을 조합해 유전체를 해독하는 방식이다. NGS 기기는 대부분 NTRK 융합 양성 여부까지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NGS 검사를 확대할 수 있는 조건은 이미 갖춘 상태다.

지난 2017년 당국은 10대 암종에 대해 NGS 검사에 본인부담률 50%의 선별급여를 적용했다. 국가보험으로 NGS 검사가 적용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2019년에는 전체 암종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도입 초기 연간 4,000건이었던 NGS 검사 수는 2019년 1만 건을 넘어서며 확대되고 있다.

오도연 교수는 “검사법에 따라 장단점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NGS 검사가 가장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국내 NGS 검사 여건은 좋은 편이다. 이른 시기에 NTRK 융합 양성 환자를 찾아낼 수 있다면 암종불문항암제가 새 옵션으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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