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4월 이어 또다시 올루미언트·린버크 아토피 적응증 판단 유보
고용량 JAKi, 효과 좋지만 심혈관계 이상반응 ‘발목’…FDA의 결정은?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JAK 억제제가 심혈관 부작용 이슈를 딛고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연기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결정에 시선이 쏠린다.

FDA는 16일(현지시간)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와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우파다시티닙)의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 승인에 대한 판단을 연기했다.

앞서 4월에도 FDA는 두 제품과 화이자가 개발 중인 아브로시티닙까지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바 있다.

판단이 연기된 제품은 모두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인 JAK(야누스 키나아제)를 표적해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로 대표되는 JAK 억제제는 지금까지 주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이후 여러 임상연구에서 JAK 억제제가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를 보였다. 개발사들의 시선이 포화 상태인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벗어나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으로 이동한 배경이다.

실제로 린버크의 경우 현재 세계적으로 독점적 위치에 있는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와 일대일 비교임상에서 우위를 보이며 기대를 모았다. 당시 JAK 억제제의 아토피 피부염 승인은 자연스런 흐름으로 보였다.

문제는 JAK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를 고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심혈관계 위험이 증가하는 안전성 문제가 나타나면서 일어났다.

JAK 억제제의 심혈관계 이슈는 지난 2019년, 젤잔즈의 시판 후 조사 결과에서 이상반응이 발표되며 시작됐다. 젤잔즈 10mg 1일 2회 복용군에서 TNF 억제제 대비 폐색전증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 사망률 또한 5mg 복용군과 TNF 억제제 치료군에 비해 높게 관찰됐다.

이는 류마티스관절염에 비해 높은 용량을 사용하는 아토피 피부염에서는 더 부각되는 이슈였다. FDA가 해당 적응증 승인에 망설이는 까닭이다.

다만 FDA 외에 유럽과 국내 규제당국에서는 JAK 억제제의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올루미언트는 지난해 유럽에 이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린버크 역시 유럽의약품청 인체용의약품위원회(CHMP)로부터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 확대에 대한 권고를 획득하면서 승인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美 규제 당국의 판단이 저용량에 한해 승인을 내주거나 불승인을 할 경우 개발사의 타격은 크다.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의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토피약 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이 가장 크거니와 아직 절차가 남아있는 타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추가 적응증을 두고 JAK 억제제의 고용량 사용에 대한 심사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FDA의 이번 판단 유보 결정에 대해 애브비와 릴리는 새로 업데이트된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마이클 세베리노 애브비 부회장은 “린버크의 강력한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에 확신을 갖고 있다”며 “FDA와 긴밀히 협력해 아토피 피부염 및 기타 면역 매개 질환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낙관적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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