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30개 제약바이오기업 개별 공시지가 분석
최근 10년간 공시지가 비교…대웅제약 251% 증가율 1위
바이오 양대산맥 셀트리온·삼바, 토지가 상승률 ‘최저’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대웅제약이 지난 10년 동안 공시지가 변동이 가장 큰 기업에 등극했다. 삼진제약과 현대약품, 한독도 사옥 가치가 2배 이상 뛰어오르며 그 뒤를 따랐다.

반면, 우리나라 바이오 양대산맥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터를 잡은 위치는 땅값 변화가 많지 않은 곳으로 나타났다.

20일 <메디코파마뉴스>는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을 근거로 수도권(서울특별시, 경기도, 인천광역시) 소재 제약바이오기업 30곳의 땅값을 분석했다. 공정한 산출을 위해 1㎡당 가격을 기준으로 10년 전과 현재를 비교했다.

이 기간 제약바이오기업이 위치한 곳의 땅값은 대부분 상승했다. 이 중 2배 이상 오른 곳은 4곳이었다.

변동폭이 가장 큰 기업은 대웅제약이었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웅제약의 공시지가는 지난 2011년 1㎡ 당 845만 원에서 2021년 3,000만 원으로 251.29% 증가했다. 10년 간 땅값이 3배 이상 뛰어 오른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88년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의 현 사옥으로 신축 이전했다.

이 후 이 지역은 교통의 주요 요지로 떠올랐다. 지하철 9호선이 연장 개통되면서 봉은사역이 자리잡았고 최근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GTX-C·위례신사선·버스를 위한 복합 환승센터도 구축이 예정됐다.

여기에 근거리에 위치한 한국전력 부지를 낙찰받은 현대차그룹이 105층 규모의 통합사옥(GBC)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대웅제약의 사옥도 덩달아 가치가 상승했다.

땅부자 2위는 삼진제약이었다. 이 회사의 공시지가는 지난 10년 동안 108.68%의 증가율을 보였다. 2011년 1㎡당 576만 원이었으나 2021년에는 1,202만 원으로 2배 이상의 변동폭을 기록했다.

삼진제약은 지난 2005년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현 사옥으로 신축 이전했다. 사옥은 지상 10층, 지하 3층(연면적 8,897.76㎡) 규모다.

삼진제약이 위치한 이 지역은 홍익대학교 인근으로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특히, 이 곳은 2011년 11월 공항철도가 개통되고 이듬해 12월 경의중앙선이 지하화 되면서 서부 지역 최고 상권으로 탈바꿈 했다. 여기에 합정동~홍대입구 상권이 확장하면서 서교동의 지가가 크게 상승했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서교동 일대로 터를 옮기면서 땅값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서울에서 금싸라기 땅으로 일컬어지는 강남구에 위치한 현대약품과 한독도 2배 이상 토지가가 올랐다.

지난 2010년 7월 강남구 논현동으로 이전한 현대약품은 2011년 1,020만 원에서 2021년 2,117만 원으로 땅값이 1,097만 원(108.68%) 상승했다.

1992년 강남구 역삼동으로 신축 이전한 한독 역시 같은 기간 2,740만 원에서 5,644만 원으로 105.99% 뛰어 올랐다.

두 기업 모두 강남의 주요 노른자 위에 위치했던 만큼 땅값 상승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동화약품은 앞서의 다른 기업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현재 서울시 중구 다동에 위치한 이 회사의 사옥 가치는 2011년 1,990만 원에서 3,915만 원으로 96.73% 뛰었다. 하지만 이 곳은 동화약품 소유의 건물은 아니다.

동화약품의 사옥은 서울시 중구 순화동에 위치했는데,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인해 지난 2014년 창업 117년 만에 처음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 회사는 순화동 사옥을 리모델링해 들어갈 예정이다.

반면, 10년이 지나도 토지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2011년 93만 원이었던 셀트리온 부지는 10년이 지난 올해에도 땅값이 116만 5,000원(25.27% ↑)에 그치면서 상승폭이 가장 적은 기업으로 꼽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같은 기간 토지가 상승률은 28.30%에 머물렀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이 아닌 부지 매입 당시와 비교하면 제약기업들의 땅값 상승은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옥을 쉽게 이전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이익 실현의 현실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옥 부지를 일부 또는 전체 매각하고 신사옥으로 이전했거나 준비 중인 동화약품과 대화제약, JW중외제약의 경우 기존 부지 매각으로 시세차익의 재미를 봤을 것”이라며 “제약기업 입장에서는 매각 대금 유입으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계열사들이 한 곳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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