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보톡스 엘러간 인수 시 주가 프리미엄 45% 웃돌아
최대주주 베인캐피탈, 2조2,000억 매각 희망…64% 프리미엄
2조 밑 선 거래 시나리오, 프리미엄 최소 30%는 확보할 듯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보톡스 대표 기업인 휴젤의 주가가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 회사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휴젤의 매각딜이 성사될 경우 앞으로 시나리오는 어떻게 전개될까. <메디코파마뉴스>는 과거 M&A 사례를 통해 이 회사의 향후 주가 변동치를 예측해봤다.

25일 현재, 휴젤의 최대주주는 리닥(LIDAC, 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휴젤의 주식 수는 535만5,651주로 4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리닥은 베인캐피탈이 만든 특수목적의 법인이다. 즉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휴젤의 시가총액은 1조3,389억 원 규모인 셈이다.

현재 베인케피탈이 원하는 인수금액은 2조2,000억 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보유한 지분의 64%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하려는 의도인 것.

≫ 2019년 애브비-엘러간 M&A…‘휴젤 주가 보인다’

과거 M&A 사례를 보면 피인수기업의 현재 주가와 최종 인수 단가의 간극이 클 경우 흡수된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던 사례가 많았다.

보톡스의 원조 격인 엘러간의 M&A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19년 애브비가 엘러간을 인수할 당시 양사는 45%의 프리미엄(주당 188.24달러)을 얹히기로 합의하며서 엘러간의 주가는 시간외거래(프리마켓)에서 31%, 다음날 정규장에서 25% 급등한 바 있다.

이 후에도 엘러간의 주가는 점진적으로 오르는 것을 반복하다 합병 마지막 거래일(2020년 5월 8일)에 인수단가를 뛰어 넘은 193달러에 최종 거래를 마친 바 있다.

같은 보톡스 업종에 속한 휴젤의 매각딜이 성사될 경우 이 회사의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 매각 가정한 2가지 시나리오…프리미엄, 최소 30% 최대 60% 웃돌아

현재 예상해 볼 수 있는 휴젤의 매각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인수금액이 2조 원을 웃돌던가 아니면 그 밑 선에서 결정되는 경우다.

만약 매각액이 1조8,000억 원 선에서 성사되면 약 34%의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주가로 환산하면 32만7,500원이다.

베인케피탈이 원하는 인수금액인 2조2,000억 원에 도달할 경우 프리미엄은 64%까지 치솟는다. 주당 가격만 41만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매각딜이 성사되면 휴젤의 주가가 최소 30% 이상 급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 휴젤 주인 베인캐피탈은 어떤 회사?

휴젤 대주주인 베인케피탈은 세계 10대 사모펀드(PEF) 중 한 곳이다. 약 1,300억 달러, 한화 약 150조 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기반으로 1,000여 건의 글로벌 투자를 집행한 경험이 있는 M&A계의 큰 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9,275억 원에 휴젤의 경영권(약 48% 지분)을 인수하는 포괄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시 휴젤의 대주주였던 동양에이치씨를 흡수합병 했다. 이후 유상증자와 무상감자에 따라 지분율은 소폭 하락한 상태다.

베인캐피탈 입장에서 이번 휴젤의 매각 건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베인케피탈이 휴젤을 사들인 게 5년이 다되가는 만큼 그동안 투자한 시장참여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줄 때가 됐기 때문이다.

베인캐피탈이 휴젤 매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베인캐피탈이 신세계, 삼성 등과 수의 입찰에 실패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이달 말 제한적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은 베인캐피탈 스페셜티파이넌스가 다음 달 실적 컨퍼런스콜(5일)과 2분기 재무실적을 발표(30일)할 것이라고 공개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 ‘큰 손’ 美 BOA 메릴린치도 합류…매각 타이밍이 ‘변수’

휴젤 측은 공개 입찰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이번 매각 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실은 없다면서 선을 긋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향후 공개 입찰 여부도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휴젤 인수자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최근에는 중국과 미국 빅파마, 또 다른 글로벌 사모펀드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매각 주관사가 미국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BOA(Bank of America) 메릴린치라는 점도 이슈를 키우는 데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굵직한 M&A에 참여한 경험으로 쌓인 노하우가 시장에서 신뢰도를 끌어 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베인캐피탈은 국내에서 인수한 기업의 지분을 되팔아 이익을 낸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대형 매각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베인캐피탈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함께 지난 2017년, 글로벌 생활용품기업인 유니레버에게 국내 화장품 AHC 브랜드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를 22억7,000만 유로(약 3조600억원) 규모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베인캐피탈은 당초 4,300억 원에 카버코리아를 인수해 5배에 달하는 차익을 챙긴 셈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전문가는 “M&A가 성사되면 피인수기업의 주가가 인수단가에 따라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인수당사자가 투자에 들어갈 때 이미 회사 가치를 띄워놓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미래가치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최근 M&A 확정 뉴스가 나오면 당일에만 주가가 요동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업 인수에 따라 달라지는 미래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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