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CGRP표적 ‘아조비’ 국내 허가…앰겔러티에 옵션 추가
미국 CGRP표적 항체 4종, 길항제 2종…시장경쟁 구도 형성
에이모빅·우브렐비 등 국내 출시계획 無…'韓 임상 없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편두통 치료의 대세로 떠오른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표적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시장 기준으로 CGRP 표적치료제는 항체 계열이 4종, 길항제 2종이 출시됐다.

2018년 암젠·노바티스의 에이모빅(성분명 에레누맙)을 시작으로 같은 해 테바의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와 일라이릴리의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2019년에는 애브비가 인수한 엘러간의 우브렐비(성분명 우브로게판트), 지난해 2월에는 룬드벡의 바이엡티(성분명 엡티네주맙), 바이오헤이븐의 너텍ODT(성분명 리메게판트)가 연이어 허가를 획득했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

그러나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다. 지난 2019년 일라이릴리의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가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이후 오랜 기간 국내 출시된 CGRP 표적치료제는 없었다. 지난 27일에야 테바의 아조비가 두 번째 허가를 획득했다.

예방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CGRP 항체 치료제는 리간드(ligand)나 수용체(receptor) 등 표적하는 타깃이 다르고 피하주사와 정맥주사 등 투여방식도 각기 다르다. 게판트 계열인 경구 CGRP 길항제는 급성기에 주로 사용해 항체 치료제와 역할 자체가 다르다.

≫ 국내 치료 옵션 2종 뿐…추가 허가는 수 년 걸릴 듯

최근 미국두통학회(AHS)가 발표한 편두통 치료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치료제를 빠르게 포함시킨 것도 그 배경이다.

AHS 새 가이드라인에는 우브렐비, 너텍ODT의 급성기 치료 권고사항과 예방 치료제로서 바이엡티 사용방법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미국두통학회는 “새로운 치료법은 기존 치료법 대비 잠재적 이점이 있다”며 “개별 환자의 특성과 선호도를 고려해 임상현장에 활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편두통 치료제 옵션이 해외 시장에 비해 부족한 상황.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다국적제약사의 신약이 출시되는 시점은 미국 시장에 비해 늦다. CGRP 표적치료제의 경우 이 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조비 이후 국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CGRP 표적치료제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앰겔러티와 아조비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한국인 대상 임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앰겔러티는 글로벌 허가임상인 EVOLVE-2 연구에 한국인을 포함시킨 바 있다. 연구 결과 앰겔러티군(2.3일)의 6개월간 월평균 편두통 발생일수는 위약군(4.3일) 대비 2.0일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 발생일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앰겔러티군 59%, 위약군 36%였으며 75% 이상 감소는 각각 34%, 18%로 나타났다. 100% 감소한 환자는 각각 12%, 6%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앰겔러티는 2019년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 급여까지 신청하며 국내 편두통약 시장에서 한참 앞서가는 모양새다.

아조비는 2017년 12월 식약처 임상승인을 받고 국내 환자 대상으로 3개의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

글로벌 임상 결과에서 아조비군은 월 편두통 일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47.7%, 7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18.5%를 기록했다. 같은 환경에서 위약군은 각각 27.9%, 9.7%로 나타났다.

≫ 에이모빅·우브렐비 국내 출시 계획 없어…국내 급여 요건 탓?

반면 미국에서 가장 먼저 허가를 획득한 에이모빅은 지난 2019년 국내 임상 계획을 2건 식약처에서 승인받았지만, 1건은 개시하지 않았고 1건도 미진한 상황이다. 현재 노바티스는 한국시장에 에이모빅 출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일본 시장에서 지난 6월 허가를 획득한 것과 다른 행보다. 에이모빅의 일본 내 개발·판매를 맡고 있는 암젠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별도의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

애브비의 우브렐비 역시 국내에 출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준비하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바이엡티와 너텍ODT의 국내 임상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환자 모집단계라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룬드벡은 지난해 12월 바이엡티의 국내 임상계획을 승인받았다. 중국,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대상 임상을 개시한 것. 국내 대상 환자는 90명으로 알려져 있다.

룬드벡은 “2022년 4분기에 투약을 완료하고 결과를 분석해 2023년 허가신청, 2025년에 국내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출시 계획이 늦춰졌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 지사가 없는 바이오헤이븐의 너텍ODT의 경우 임상시험대행기관인 드림씨아이에스가 연구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너텍ODT의 국내 임상은 19개 사이트에서 편두통 환자 180명을 목표로 지난해 6월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임상종료 목표는 2022년 1월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편두통은 환자 수가 많아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CGRP 표적치료제의 경쟁구도가 확립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옵션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국적제약사 입장에서는 임상 난이도가 높은 신경계 질환이라는 점과 한국 시장의 급여 진입 요건(CGRP 표적치료제의 높은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내 편두통 환자에게 해외와 같은 옵션이 제공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