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올해도 진단·바이오 승승장구…고순도 성장세 지속
상위 제약사 공격적 투자에도 역부족…영업익 격차는 ‘범접불가’
연매출 1조 클럽 순위 변동 예고…모멘텀 확보가 ‘자리사수’ 관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코로나19를 계기로 실적 상위그룹에 입성한 신흥 제약바이오 강자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매출 상위권에서 터줏대감을 역할을 하던 업체들과도 점차 격차를 벌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균열이 가기 시작한 전통적인 제약바이오 실적 순위가 올해는 더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매출 1조 클럽에 속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진단기기 및 바이오 업체의 성장세가 매섭다.

글로벌 코로나19 진단기기 수요 폭증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씨젠은 1~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036억 원, 3,75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기록(매출 1조 1,252억 원, 영업이익 6,762억 원)을 갈아 치우고 실적 순위도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난해만 해도 비상장사로 시장의 관심이 덜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를 새롭게 쓸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작년에 셀트리온(7,121억 원)을 누르고 가장 많은 영업이익(7,383억 원)을 기록한 제약바이오 업체로 깜짝 등극하며 업계를 놀라게한 데 이어 올해 실적 퍼포먼스는 이를 한참 뛰어 넘을 것으로 점쳐지는 것.

실제로 이 회사는 1분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1조 6,862억 원)과 영업이익(7,383억 원)의 69.9%와 78.1%를 달성했다. 아직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분기 실적 갱신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연매출 2조 원을 넘어선 제약바이오 업체가 없던 상황에서 올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연매출 4조 원이라는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처럼 진단기기 업체가 승승장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진단기기 수요는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반대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근 위세를 떨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가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코로나19 진단기기 시장을 선점한 국내 업체의 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이 사실상 기정사실화 된 만큼 향후 2~3년 간 실적이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사진=셀트리온(왼쪽), 삼성바이오로직스(오른쪽) 사옥 전경
▲ 사진=셀트리온(왼쪽), 삼성바이오로직스(오른쪽) 사옥 전경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성장세도 진단기기 업체 못지않다.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에만 9,769억 원의 매출과 4,3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실적(연매출 1조 8,491억 원 영업이익 7,121억 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3총사(램시마·허쥬마·트룩시마)의 활약이 여전한 데다 하반기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등이 힘을 보탤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위탁생산(CMO) 수주 물량이 급증하며 퀀텀점프를 예고하고 있다. 올 1~2분기 누적 위탁생산(CMO) 수주액이 이미 8조 원에 달하면서 1~3공장의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특히 하반기에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실적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단기기 및 바이오 업체의 실적 호조세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흥미로운 점이 눈에 띈다. 전통 상위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이 대부분 10% 미만인 반면,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에 50%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

반면 오랜 기간 실적 상위사에 포진해 있던 제약사들은 이들의 고순도 성장세를 따라가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여기에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두리가 연장되고 있는 점도 하반기를 준비하는 상위 제약사에게는 큰 부담이다. 국내 전문의약품의 사업 비중이 높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등에 업은 진단기기와 바이오 업체의 약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매출 순위는 그 어느해 보다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들 기업의 성장세는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이 컸던 만큼 한계가 분명하다”며 “기존 상위권 제약사들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비롯한 신약 R&D와 신사업 발굴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잠재적 실적 모멘텀을 구축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가 구체화 된다면 향후 몇 년간 매출 순위 다툼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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