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초기 코로나19 백신, 유력 개발사 제치고 정부 선택 받아
뒤처진 임상 착수 시점 우려도…‘끝까지 갈까’ 고개드는 회의론
사측, “국산화 목표 확고…차별화 위한 오픈이노베이션도 염두”

▲ 사진=HK이노엔 사옥 전경(출처: HK이노엔 홈페이지)
▲ 사진=HK이노엔 사옥 전경(출처: HK이노엔 홈페이지)

최근 코스닥 시장 입성한 HK이노엔이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개발 착수 시점이 늦은 감이 있지만 토종 백신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은 만큼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모멘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국내 치료제·백신 개발 임상 지원 공모 결과’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백신 개발 임상시험 지원사업에 공모한 4곳의 업체 중 HK이노엔이 큐라티스와 함께 선정됐다.

두 회사 보다 개발 속도에서 앞서 있는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을 제치고, 이제 막 임상 1상을 준비 중인 HK이노엔이 정부의 선택을 받은 것.

일단 지원금 규모부터 관심이 쏠린다. 이 회사가 44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초기 개발 단계에서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HK이노엔이 백신 후보물질을 정부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HK이노엔의 코로나19 백신 ‘IN-B009’는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후보물질이다. 비임상은 CEVI에서 진행했으며 임상과 상용화는 HK이노엔이 맡고 있다.

정부 주도로 발굴된 후보물질인 데다 합성 항원 백신으로 현재 개발 중인 다른 백신 후보물질보다 중화항체 능력이 3배에서 5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임상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도출될 경우 향후 정부의 추가 지원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HK이노엔 관계자는 “IN-B009가 정부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구체적인 지원금 규모도 언급되고 있는데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선정 여부와 정확한 지원금 액수는 다음달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백신 개발 임상시험 지원사업 자료의 출처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었던 만큼 HK이노엔의 선정과 44억 원의 지원 금액은 이변이 없는 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HK이노엔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지나친 기대감을 갖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개발 착수 시점이 여타 업체보다 크게 뒤처지는 데다 백신 접종률 증가로 임상 여건이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즉 이 회사가 백신 개발을 끝까지 진행할 것인지, 일회성 이벤트성 이슈로 그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앞서의 회사 관계자는 “HK이노엔이 백신으로 시작된 회사고 지금도 다양한 백신 파이프라인을 늘리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임상 결과에 따라 의사 결정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과거 신종플루 백신의 사례처럼 늦더라도 국산화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코로나19 백신을 파이프라인에 추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 향후 임상 계획을 확정해서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시대가 불가피한 만큼 여러 경쟁 백신의 상용화 여부와 상관없이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다. 향후 개발 과정에서 IN-B009의 차별화를 위해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벤처와의 오픈이노베이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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