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간판 ‘레미케이드’ 추락…셀트리온·삼바 공세에 ‘속수무책’
화이자, 바이오시밀러에 ‘울고 웃고’…오리지널과 ‘맞바꾼’ 운명
애브비 먹여살린 휴미라…향후 美 시장 점유율 ‘성공키’ 쥘 듯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글로벌 빅파마들이 바이오시밀러의 공세 앞에 힘을 못썼다. 한때 전 세계 의약품시장을 호령하던 오리지널 의약품들이 이른바 복제 생물학적제제의 시장 침투에 더이상 후퇴할 곳을 찾기 힘들어진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점령했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들의 잇따른 매출 감소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글로벌 주요 제약기업의 2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와 경쟁 중인 매출 상위 오리지널 의약품의 실적 감소 원인을 분석했다.

얀센(존슨앤존슨 제약사업 부문)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올해 2분기 매출은 8억8,800만 달러(1조65억원)로 5%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16억6,500만 달러로 전년 19억2,500만 달러와 비교해 판매고가 14% 내려앉은 규모다.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레미케이드는 작년에만 15% 가까이 매출이 빠졌다. 이 약이 지난해 올린 판매고는 37억4,700만 달러(4조2,191억원)다.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으로 기준을 좁혀 봐도 레미케이드의 매출은 전년대비 19% 쪼그라든 25억800만 달러였다.

현재 미국 레미케이드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침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셀트리온은 화이자와 손잡고 '인플렉트라'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렌플렉시스'를 판매 중이다.

이 중 셀트리온 인플렉트라의 美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1%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17%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잠식 범위를 넓히고 있다. 유럽 시장점유율은 이미 52%로 오리지널 제품을 넘어선 상태다.

화이자 측에 따르면 인플렉트라는 2분기에만 미국에서 1억3,600만 달러(1,542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전년대비 1.6% 성장한 3억1,300만 달러(3,548억원, 1.6%↑) 규모다.

 

≫ 간판 오리지널 잇단 ‘추락’…韓 바이오시밀러, 시장 잠식 ‘속도’

화이자의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에 직면한 이 약은 올 2분기에만 판매고가 15% 떨어지면서 매출이 2억8,600만 달러(3,242억원)로 쪼그라 들었다.

엔브렐은 지난해 2분기에도 이미 매출이 16%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까지 판매액이 지속적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엔브렐의 매출은 11% 감소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오리지널 엔브렐의 시장을 급속히 잠식 중인 상황이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는 유럽 주력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을 통해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약은 올 2분기에만 1,377억 원(1억2,150만달러, 14.4%↑)의 판매고를 올렸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2,757억 원(2억4,320만달러, 1.5%↑)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 다른 파트너사인 오가논도 상반기 2,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 잘나가던 휴미라, 美 시장 ‘사수’가 명운 가를 듯

애브비 역시 바이오시밀러로 인한 고민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을 담당하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지난해 198억3,200만 달러(22조4,796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 상반기에도 이 약의 매출은 4.1% 성장하면서 99억3,500만 달러(11조2,613억원)의 판매액을 유지했다.

문제는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이다.

휴미라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상반기 매출 81억6,4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7% 늘어났다. 반면, 유럽 등 미국을 제외한 상당수 지역에서는 매출이 7.3% 줄어들었다.

거꾸로 보면 휴미라에 의존도가 높은 애브비 입장에서 향후 미국 내 실적이 회사의 명운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휴미라는 지난 2019년, 유럽에서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발매로 매출이 급감했다.

실제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기록한 작년 매출은 12.5% 빠진 37억2,000만 달러까지 내려앉았고 올 상반기에도 17억7,100만 달러로 쪼그라든 상태다.

현재 휴미라의 경쟁품목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를 비롯해 암젠 ‘암제비타’, 산도즈 ‘하이리모즈’,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의 ‘훌리오’ 등이다.

이 중 삼성 임랄디의 성장이 가파르다. 이 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2억1,630만 달러(2,452억원)로 17.6% 성장했다.

올해 들어 잠시 성장이 주춤했지만 2분기에 5,56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려 24% 상승하면서 다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임랄디는 상반기 누적 6.7% 성장한 1억1,35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애브비가 휴미라의 대안으로 내놓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린버크’는 상반기 6억8,100만 달러(8,06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기록, 휴미라의 공백을 메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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