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기업 50곳,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지출 분석
5개사 중 3곳, 전년대비 광고비 증가…평균 144% 늘어나
5곳 중 1개사, 광고비 늘려도 매출 감소·소폭 상승에 불과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광고선전비를 늘리면 매출도 증가할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업마케팅 채널이 막히자 올해 광고선전비를 대폭 늘리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곳 중 1곳은 매출이 감소하거나 소폭 상승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고선전비 지출이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공식이 깨진 만큼 제약바이오기업의 다양한 광고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30일 <메디코파마뉴스>는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곳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지출을 비교·분석했다.

이들 50곳 기업의 올해 상반기 평균 매출액은 2,2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2% 증가했다.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씨젠이었다. 지난해 진단키트로 매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이 회사는 올해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갔다. 씨젠은 올 상반기에만 6,555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83.81% 증가했다.

바디텍메드도 같은 기간 매출이 468억 원에서 770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판매고가 64.56% 증가했다.

40%대의 성장률을 보인 기업도 3곳에 달했다.

바이오니아는 719억 원에서 1,040억 원으로 매출이 44.68% 늘어났으며, 휴젤은 43.35%(매출 895억 원→1,284억 원), HK이노엔도 40.96%(2,637억 원→3,718억 원)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이 늘어난 만큼 광고선전비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제약바이오기업 50곳 중 34곳은 광고선전비 지출을 늘렸다. 전체 50곳의 평균 광고선전비 규모는 6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52.88% 증가한 수치다.

광고선전비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알리코제약이었다. 이 회사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5,000만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4억 3,000만 원으로 무려 708.54% 늘어났다.

씨젠도 4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551.84% 증가했다.

100% 이상 늘어난 기업도 5곳에 달했다.

셀트리온은 17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230.64% 늘어났으며, 하나제약 212.19%(2억 원→5억 원), 보령제약 130.48%(56억 원→130억 원), 휴온스 128.06%(37억 원→84억 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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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늘어난 광고선전비 만큼 매출도 함께 올랐을까.

광고선전비를 늘렸지만 매출이 오히려 감소한 기업도 있었다. 제약바이오기업 50곳 가운데 6곳이 여기에 해당됐다.

대표적으로 영진약품의 경우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로 33억 원을 지출했다. 전년(22억 원) 대비 37.86% 증액한 규모다. 하지만 이 기간 매출은 오히려 1,078억 원에서 927억 원으로 14% 쪼그라들었다.

신풍제약도 광고비로 11.59%(10억 원→9억 원) 늘렸지만 매출은 9.15%(1,003억 원→911억 원) 감소했다.

광고선전비 지출에 비해 매출 증가는 소폭에 그쳤던 제약바이오기업도 6곳에 달했다.

알리코제약은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로 708.54% 늘렸지만 매출 상승은 4.05%에 불과했다. 들인 비용에 비해 효과가 가장 적었던 대표적인 기업이다.

삼진제약과 제일약품도 마찬가지다.

삼진제약은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로 44억 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6.37% 늘어났지만 매출액은 0.52%(1,190억 원→1,196억 원) 증가에 그쳤다.

제일약품도 15억 원에서 21억 원으로 광고선전비를 41.70% 늘렸다. 반면, 매출액은 3,452억 원에서 3,460억 원으로 0.23%만 올랐다.

이처럼 제약바이오기업 5곳 중 1곳은 광고선전비가 증가했지만 매출이 감소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매출 확대를 위해 광고선전비를 늘려야 한다는 공식이 깨진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광고선전비 지출을 확대하면 인지도 향상으로 매출이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며 “시대 변화에 따른 광고 양상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콕족이 늘어났다고는 하더라도 TV, 라디오, 옥외 광고 보다는 온라인 중심의 광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보다 효율적인 광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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